임종 후 매월1일"효"생각
매월 1일, 어머님을 생각하며 여는 세상
잊고 살았던 ‘뿌리’의 기억, 200송이 카네이션에 담다
매일 아침 어머니의 영정 앞에 절을 올리며 자문해 봅니다. "우리는 과연 부모님의 은혜를 얼마나 기억하며 살고 있는가?" 1년 중 단 하루, 어버이날에 달아드리는 카네이션 한 송이가 감사의 전부인 양 착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기억은 기록보다 힘이 세고, 실천은 백 마디 말보다 무겁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매일은 바쁘고 매주는 고단할지라도, 한 달을 시작하는 매월 1일만큼은 반드시 부모님의 고마움을 가슴에 새기자고 말입니다. 이것이 제가 25년 전 제창한 **‘매월 1일, 어머님 생각하는 날’**의 시작이었습니다.
2002년, 어머니를 떠나보낸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인 엄동설한의 1월이었습니다. 저와 아내, 그리고 세 아이는 남포동 극장가로 나섰습니다. 200송이의 카네이션을 나누어 들고 영화관을 나서는 시민들에게 꽃을 건넸습니다. "한 달을 시작하는 오늘만큼은 우리를 존재하게 한 부모님을 생각하며 시작합시다."
생소한 광경에 놀라던 시민들의 눈빛이 이내 따스한 미소로 변하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작은 떨림이 마중물이 되어, 저는 4반세기 동안 '효(孝) 생각 시민운동'이라는 외길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위정자의 가슴에 심고 싶었던 ‘효’라는 이정표
저는 이 운동이 개인의 수양을 넘어 국가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대한민국을 책임지는 300명의 국회의원에게 제가 쓴 책을 일일이 등기로 보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정치는 결국 사람을 향하는 것이고, 사람을 향한 마음의 뿌리는 곧 부모를 공경하는 ‘효’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비록 단 한 명의 의원으로부터도 답장을 받지 못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부모의 은혜를 모르는 이가 어찌 국민의 아픔을 진심으로 보듬을 수 있겠습니까. 효의 정신이 살아있는 정치는 결코 국민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이기주의의 범람, '효'가 해답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풍요 속에서도 정신적 빈곤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세대 간의 갈등, 극단적 이기주의로 인한 공동체의 붕괴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나'의 이익만이 전부인 세상에서 '우리'라는 가치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혼란 속에서 제가 제안하는 ‘효’는 결코 고리타분한 옛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무너져가는 가정을 바로 세우고, 공동체의 윤리를 회복하며, 나아가 대한민국을 정신적 선진국으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해법입니다.
어머니는 우리에게 사랑과 자비를 베푸는 ‘살아있는 신’과 같습니다. 꼭 생모가 아니더라도 우리 삶에 무조건적인 은혜를 베풀어준 모든 존재가 곧 ‘어머니’입니다.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는 날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의 이기주의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입니다.
다시, 1일의 기적을 기대하며
자효쌍친락(子孝雙親樂) 가화만사성(家和萬사成)이라 했습니다. 자식이 효도하면 부모가 즐겁고,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순조롭습니다.
이 책과 저의 외침이 거창한 변혁을 일으키리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매월 1일 아침 신발 끈을 묶으며 "오늘 하루는 부모님께 안부 전화 한 통 드려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분들이 늘어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효는 실천하는 습관입니다. 한 달의 시작을 효심으로 연다면, 우리 사회의 삭막한 풍경도 조금씩 따뜻한 빛으로 물들어갈 것입니다. 300명의 국회의원에게 보냈던 그 간절한 마음을 이제 국민 여러분의 가슴 속에 전하고 싶습니다. 매월 1일, 우리 함께 어머니를 생각하며 한 달을 시작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