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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상민 Aug 31. 2016

[고스트버스터즈](2016) 단평 : 완벽하진 않아도

원작과 80년대 문화에 헌사를 바치며, 재미있게 뒤집기


최근 참 전세계적으로 말이 많은 80년대 유명 고전의 리메이크를 이제야 봤습니다.


전반적으로 준수하게 잘 나왔습니다. 물론 아쉬운게 없다는 건 아닙니다. 후반부가 흥미롭지만 흥미에 이르기까지 너무 서서히 시동이 걸리는 느낌이에요. 고스트버스터즈의 탄생을 다루더라도 좀 더 스피디하게 쌓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고. 정말 화끈하게 첩보물을 패러디하며 막 나갔던 감독 폴 페이그의 전작 [스파이]와는 달리 막 나가려다 싶으면 그 선에서 자제하는 모습도 좀 아쉽죠. (아무래도 영화 초반 리더필름에서도 나오지만, 소니-컬럼비아 픽쳐스가 따로 이 영화를 위한 프로덕션 자회사를 세울 정도로 기대가 컸던게 이유 같기도 하고요.)


그런 아쉬움들이 있지만, 그래도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원작의 요소를 재해석하는 재미도 흥미롭고, 디스코 같은 유행은 물론 원작 영화가 놓인 80년대 문화 전반을 끌고와 노는 것도 소소하게 웃겨요. 80년대보다 더욱 진보한 그래픽 효과는 유령과 유령을 잡는 이들을 보다 실감나게 만들고요.


뭔가 더 거대한 걸 기대했으면 아쉬울 순 있어도 애초에 원작부터 거창한 작품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럴싸한 허풍으로 유령을 과학적으로 증명가능한 것처럼 우겨대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소소한 해프닝과 개그- 그리고 후반부의 악당과 싸우며 나오는 대결에서 나오는 걸로 즐기는 코믹 프랜차이즈였으니.


인터넷 상에서는 페미니즘 코드를 가지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지만 애초에 그걸로 왜 싸우는지를 모를 정도로 성별 요소를 잘 뒤집었습니다. 굳이 마구 티를 내지 않고, 마치 [스파이]가 유쾌하게 첩보물의 온갖 클리셰와 성별 요소를 뒤집었듯 위트있게 말이죠.



분명 모든 것이 완벽한 작품은 아니고 허술하거나 아쉬운 지점도 많이 존재합니다. 리메이크라는 특성상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한계도 있죠. 하지만 그래도 동시대에 맞게 원작을 잘 끼워맞춰 만든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추신1. 자막의 고유명사 번역이 좀 아쉬워요. 지금은 돌아가신 배우 패트릭 스웨이지를 중간에 언급하며 [더티 댄싱] 같은 작품이 나오는데 point break를 [폭풍 속으로]가 아니라 [포인트 브레이크]로 번역하는 등.


추신2. 원작의 팬들이라면 흥미로워 할 얼굴들이 좀 보입니다. 이번 작품의 크리스 햄스워스 같은 위치였던 원작의 여주인공도 나오고, 원조 고스트 버스터즈 멤버도 나오죠. 물론 끝까지 다보셔야 얼굴들을 다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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