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2017, 리티 판 <추방자> 단평

아쉬운 점이 남고마는 자전적인 캄보디아 역사 다큐멘터리

by 성상민


캄보디아 출신 감독 리티 판의 자전적 다큐멘터리. 그의 작품이 계속 그랬듯, 캄보디아의 과거- 그것도 크메르 루주 정권 시기의 캄보디아를 그립니다.

포스터에서 알 수 있다시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다큐 <잃어버린 사진>의 후속적 성격으로 제작된 영화는 강한 은유적 묘사로 시작됩니다. 폐허가 된 집, 풍화된 과거, 끊임없이 먹고 또 먹는 남자. 그리고 혁명이 지닌 모순과 회의, 삶과 죽음의 경계. 이렇게 끝까지 은유로 밀어붙일 줄 알았던 영화는 결말에 가까워지면서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꺼냅니다. 크메르 정권에 대한 분노, 그리고 작중에 나온 은유가 자신의 가족에 대한 것이라는 걸.

솔직히 막판까지 은유적인 감각을 유지하는게 좀 더 좋지 않았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순간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던 흐름이 깨진다는 느낌까지 드니까요. 하지만 심한 파국을 겪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만큼 마냥 객관적인 시선에서 볼 수도 없었을 겁니다. 그렇게 <추방자>는 민중을 위한 혁명으로 시작된 흐름이 끝내 자신을 덥치는 비극이 되는 순간을 어린 시절 목격한 감독이 전하는, 회고적인 다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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