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2017, <파란나비 효과> 단평.

마치 '나비 효과'처럼, 투쟁을 통해 사람은 변한다.

by 성상민


잘 나가는 IT기업을 나와 자신이 속한 가족 공동체의 역사를 다룬 <마이 플레이스>로 데뷔했던 박문칠 감독이 성주 사드 반대 투쟁을 다룬 <파란나비 효과>로 복귀했습니다.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사적 다큐멘터리를 만든 감독이 투쟁 현장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돌아왔다는 것에 위화감을 느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두 작품은 하나의 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공동체'를 만들 것이냐는 질문이죠.


<마이 플레이스>가 감독 자신의 가족을 되돌아보며 그간 인식하지 못했던 가족 구성원의 삶을 생각한다면, <파란나비 효과>는 정치에 무관심하게 살았던 성주 사람들이 사드 배치 소식과 투쟁을 거치며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는 모습을 그리는 거죠. 특히 사드 반대 투쟁의 타임라인을 충실하게 전달하면서도, 그 과정 하나하나에 담긴 지역 사람들의 생각과 변화를 꼼꼼하게 짚어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속에 담긴 다단한 지층들을 함께 비추고 있어요.


자기 지역에만 사드가 안 들어오면 된다고 생각하는 님비와 모든 구성원을 생각하며 완전한 철폐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갈등, 지역 원주민과 귀농-또는 새로운 삶을 위해 이주 온 사람들의 관계, 인간적으로는 착하다 말해도 정작 남들 앞에서는 자신을 뽑은 주민들을 비하하는 성주 군수, 그리고 수동적인 존재로 취급받았던 여성-청년-젊은 세대들이 주체로 자리잡는 이야기. 이렇게 영화는 단순히 사드 반대 투쟁을 강변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마치 제목에 나온 '나비 효과'처럼 사람들이 조금씩 변하고, 자신이 서있는 지층을 바라보는 과정을 드러내며 변화의 가능성을 말하는 거죠. 비록 단 한 편 밖에 나오진 않았지만, 비슷하게 국가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과 그로 인한 폭력- 그리고 투쟁의 자장을 짚었던 일련의 다큐멘터리를 생각나게 만듭니다. 오가와 신스케의 나리타공항 반대 투쟁 연작 다큐멘터리, 박배일 감독이 만든 <밀양전> <밀양 아리랑> 연작처럼 말이죠. 또 다른 측면으로는 박배일 감독이 속해있는 부산 지역을 근간으로 하는 '오지필름', 현재는 오오극장에서 활동하는 권현준 감독의 대구 지하철 문제를 다룬 <탈선>처럼 지역을 말하는 다큐멘터리의 가능성을 엿보게 만들기도 합니다.


국가 폭력과 그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투쟁, 그리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그 안에서 다시 이를 극복하려는 연대와 공동체성에 대해서 고민한다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5월 달에 개봉한다고 하니, 개봉하면 꼭 보시길.


추신. <파란나비 효과>는 현재 다음 스토리펀딩에서 개봉 및 마케팅 비용 마련을 위한 모금을 진행 중에 있다고 합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1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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