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의 여정

벤처 캐피탈 만들기

2025. 1. 2.

by 한상훈
nullenterprise2024.png


오늘 널 엔터프라이즈의 새로운 사업부를 추가했다. 바로 벤처 캐피탈이다. 신생 기업에 투자하고, 투자금을 바탕으로 운용해 수익을 창조한다. 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새로운 기회를 찾아냈다. 이를 소개하기 위해 홈페이지도 리브랜딩 했다. 2025년, 널 엔터프라이즈와 나의 신년은 바로 시작됐다.




지난 수개월간 내 인생에서 중요한 만남이 있다면 그것은 기존에 만나던 전통 금융 플레이어들이 아닌 크립토 파이낸스 플레이어들을 만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좋은 제안을 하고, 시장을 분석하고, 숨은 기회를 찾아다녔다. 우연처럼 이어진 인연들은 또 다른 인연을 만나게 했고, 결과적으로 회사의 이름으로 새로운 도전을 할만한 준비가 되었다.


참 재밌게도 나는 인생에서 가장 바쁜 순간을 살고 있지만 동시에 가장 여유로운 상황이기도 하다. 여전히 몸은 독감에서 회복 중이고, 하루에 8시간 가까운 미팅과 회의를 하면서도 아침, 저녁마다 글을 적을 여유는 있다. 생각도 정리하며 동시에 천천히 바라보는 것이다. 하루를 제삼자가 된 기분으로 관조해 본다.


VC. 벤처 캐피탈을 만든다는 것은 오랜 꿈이었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기업가는 오래전부터 손정의(마사요시 손) 회장님이었고, 나는 그분이 쓴 모든 책을 읽었다. 그분에 대한 다른 사람들이 쓴 책도 읽으며 그가 소프트뱅크를 창업하고 살아온 길을 공부했다. 소프트뱅크와 나의 회사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이것일 것이다. 우리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유통 판매 사업으로 사업을 키우지 않았고, 블록체인이라는 신 시장에 들어가 성공과 실패를 겪으며 성장했다.


소프트뱅크가 처음엔 작은 소프트웨어 유통사에서 시작했으나 결국 기업이 군단처럼 많은 그룹 계열사로 거듭난 것처럼 나 역시 나의 회사 널 엔터프라이즈가 가야 할 방향이 같다고 믿는다. 이 세상에 기업의 힘을 이용해 제공하고 싶은 서비스가 있다면 그 일을 잘하는 회사에 투자하면 된다. 회사의 지분을 사고, 신생 기업에 투자하고, 투자한 회사가 창조한 수익은 또 다른 회사의 씨앗으로 투자된다. 그렇게 기업이 품고 있는 신생 기업들이 하나, 둘 늘어갈 때 우리는 기업들의 군단이 되어 시장의 파도를 함께 타며 전진한다. 하나의 기업은 견디지 못하는 파도도 도와줄 파트너 회사가 있다면 견딜 수 있다. 동맹을 맺은 국가가 함께 전쟁을 치루며 혈맹으로 거듭나듯 비즈니스의 전쟁터에서 혈맹과 같은 기업 군단을 만든다.


기업 군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고, 이를 적재적소에 투자할 수 있는 관록이 필요하다. 많은 회사들이 투자를 받고자 애쓰는데, 정작 투자사를 차려버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투자금을 모집하는 일도 쉽지 않고, 투자금을 제대로 운용하는 것도 쉽지 않으며, 많은 기업들이 힘도 못 써보고 주저 앉아 폐업의 길로 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험을 모두 이겨낼 수 있는 이들이 벤처 캐피탈이고, 글로벌 투자 회사가 되어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게 된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듯 돈을 소비를 위한 치트키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벤처 캐피탈의 작동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 어떤 이에게는 돈은 더 큰돈을 만들기 위한 무기이고, 그 무기를 제대로 된 곳에 사용해 빠르게 그 양을 늘릴 수 있는 이들에게는 자본주의가 더 큰 부를 가져다준다. 그렇게 여러 거대 투자사들이 성장했고, 여전히 월 스트리트의 자본이 전 세계에 가장 큰 화력을 만들어줄 수 있다.


한국이라는 국가는 위기의 순간을 겪고 있으나 그 위기와는 별개로 고래 투자자들과 변화를 원하는 전통 금융의 바람 역시 존재한다. 그들은 크립토의 문법과 새로운 게임의 룰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하지 못했다면 이해한 사람에게 투자하면 된다. 우리는 그 역할을 하는 존재가 되기로 한 것이다. 우리가 이해한 게임의 규칙으로 숨은 기회를 찾아 부를 창출한다. 부가 부를 만들고, 작은 눈덩이는 큰 눈덩이로 커지고. 그렇게 거대한 부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온갖 힘든 순간들이 많았지만 놀랍게도 가장 거대한 기회 역시 눈앞에 도래했다. 과거에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거래는 20억 원짜리 계약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보다 더 크고 더 많은 기회가 산더미처럼 눈앞에 있다. 작은 눈덩이를 굴리던 큰 눈덩이를 굴리던 커지게 할 것은 확실하다. 중요한 건 이것을 가장 주된 업으로 삼게 된다는 차이가 생긴 것이다.


VC의 대표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 일일까. 개발사의 대표로 거래소의 대표로 살아온 경험만 있기에 VC의 대표는 낯설지만 동시에 신나기도 한다. 가장 들뜬 순간이기도 하다. 조금은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우리의 플레이로 세상에 숨은 기회를 쓸어 담자. 현명하게 일하고, 현명하게 벌어가자. 그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고, 금융의 빈틈을 찾아내자. 수학적 아름다움이 이곳에 있는 것 같다. 무의미해 보이는 수많은 숫자들과 데이터 사이에서 방향과 차이를 찾아내고, 숫자를 통해 더 큰 숫자를 만드는 연주를 하는 것 같다.


신은 내게 어떤 길을 원하고 있을까. 과거 내가 신께 약속한 대로 살아보고 싶다. 그러면 신도 나에게 약속했던 것을 주시겠지. 어린 시절 들었던 예언이 곧 실현되겠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주어진 모든 상황에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일 뿐. 작은 일도 큰 일도. 온 힘을 다해 내 일에 충성해야 한다.


이제는 내가 누구인지 더 선명하게 정해지는 것 같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인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잘 해내고 싶다. 나는 이 회사를 세계 최고의 회사로 키워내고 싶다. 시작이 작을 지라도 끝은 아무도 모르는 법. 10억 달러를 손에 쥐고 미국 대통령과 협상을 하는 손 회장님처럼. 국가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적을 상대할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의 적을 상대하기엔 더 큰 힘이 필요하다. 신께서 내게 힘을 주시길 원한다. 이 길이 그의 뜻에 따르는 길이길 바라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데스페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