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28.
이번 달부터 내 회사는 50만 달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기대보다 적을 수 있다. 한화로 7억 원 정도니 말이다. 추가로 150만 달러의 투자와 20만 달러의 추가 투자금도 들어올 예정이다. 모 거래소와 B2B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해당 거래소에 우리 서비스를 넣는 것이다. 이를 위해 1단계 협상인 MOU 체결이 끝나고 이후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자금이 일정대로 들어오고 세계 거래소 상위 랭크에 들어가는 거래소와의 계약이 완료될 수 있다면 이 지긋지긋한 인생의 쓴 맛도 다 끝나지 않을까. 아니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는 것일까.
그래서 나는 신에게 한참을 기도했다. "지금 나를 죽이던지 아니면 이 삶이 어디까지 가던 끝까지 가겠습니다."라고. "이 좆같은 인생에서 제게 바라시는 게 뭔지, 어디로 나를 이끄는지 도저히 모르겠지만 한 번 끝까지 가볼게요. 그리고 내가 죽고 나서 그때 평안히 쉬게 해 주세요."라고 말이다.
내가 얼마나 바닥까지 떨어졌을까. 수없이 많은 계약 파기로 수천만 원이 일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일 년에도 2~3년씩 경험하면서 그 돈을 채우기 위해 바들바들 살아야만 했다. 그래 말을 바꾸고 도망쳐라 사기꾼들아. 도망친 곳에 천국이 있을 것 같니. 나는 그들이 내게 수 천만 원을 빚지고 갚지 않는다고 한들 그것으로 그들 삶이 천국으로 들어갈 일은 없다 믿는다. 그래서 모조리 다 용서했다. 신에게 잘 보일 생각도 조금은 있었다. 잠언서 19장 17절처럼 말이다.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여호와께 꾸어 드리는 것이니 그의 선행을 그에게 갚아 주시리라
잠언 19장 17절
그들이 가난한지 가난한 척을 하는 것인지. 그들이 불쌍한지 불쌍한 척을 하는지 알 방법은 없다. 그냥 이 길이 옳다 믿었다. 내가 너희를 용서할게. 나는 너희 돈 필요 없어. 그깟 돈 만들어내면 되고 열심히 일해서 벌면 되잖아. 나를 믿고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사람들에게는 2배건 3배건 10배건. 모조리 더해 인생 최고의 투자가 되게 해 줄게. 그 마음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 용서했고, 그래서 뒤가 없었다. 반드시 해내야 했다. 반드시 성공해야 했다.
여전히 미생일 뿐이지만 수억의 자산이 수익을 창출하며 사이클을 돌기 시작했다. 지독하게도 힘들어서 아무 때라도 빌딩에 떨어져 하나의 고기 반죽이 되는 상상을 안 해본 적이 없다. 가족들은 나를 원망하겠지. 먼저 떠난 한심한 아들을 원망할 모습을 생각하니 쪽팔려서 살 수가 없다. 나는 도저히 이 정도로는 쪽팔려서 살 수가 없다. 개새끼들이 아무리 사기를 치든 말든, 내가 못 받아낸 돈이 수천만 원을 넘어, 수억을 넘어, 수십억이지만 상관없다. 해내면 될 거 아니야. 결국 해내면 될 거 아니야. 그 돈이 모두 푼 돈으로 느껴질 만큼 성공해 볼게. 성공해서 이 쓰레기 같은 세상에 내가 펼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해볼게.
어떤 일이 일어나던 죽음보다 큰 고통이 어디에 있을까. 바닥까지 내려가서 세상을 보니 한 걸음만 올라가도 성공이었다. 그랬다. 내 삶은 초라한 실패로 범벅된 것이 아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온 계단 하나하나가 성공이었다. 사람들이 다리를 잡아 끌어내리고, 바람이 불어 내동댕이 쳐져도 내 다리로 그 자리까지 올라갔기에 또 올라가면 됐다. 살아만 있다면 다시 올라가서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말이다. 몇 번 더 내동댕이 쳐지면서 쪽팔리고 수치스러운 순간이 많아도 상관이 없다. 다시 올라가면 된다. 다시 올라가서 이제는 창대하게 펼쳐보자. 신이 주신 고난의 잔을 충분히 채웠는지 나는 모른다. 잔이 찼다면 이제는 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