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26.
규칙 밖으로 나간 사람은 목적지가 다른 방향으로 사는 사람과 같다.
많은 이들은 세상이 정한 규칙 안에서 살아간다.
규칙이 뭘까?
모두가 알고 있다. A > B > C > D ...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순서대로 주입한다.
그것을 거부한 사람들은 그때부터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규칙 밖에서 사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애초부터 다른 방향을 향해 항해하는 배와 같다.
나는 그랬다. 나의 방향은 애초부터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랐다.
10년 안에 성공 못하면 33살에 아프리카로 가서 NGO를 하거나 선교회에 들어가겠다고 하는 마음이 어떻게 보편적 방향이라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애초부터 목적지가 달랐다.
나는 규칙 밖에서 살아왔다. 규칙을 따르는 인간이 아니었고 결과적으로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게 됐다. 아마도 대한민국에 나와 유사한 인생을 산 사람은 1명도 없을 것이고, 동시에 대한민국을 넘어서도 닮은 인생이 거의 존재할리가 만무하다.
죽기 살기로 신을 찾아다녔다. 그러고 나서는 성공을 위해서 안전한 코스를 버렸다. 아무런 보상이 없어도 옳다고 생각되는 일을 하기 위해서 악인들을 찾아다녔다. 해외를 다니며 강력한 인물들도 많이 만났고, 세상의 뒤편에 머무르는 강력한 로비스트들과 어울렸다. 정보의 세계에서도 머물렀다.
원하는 많은 것들을 알게 됐으나 마음이 공허해졌었다. 살고 싶은 마음이 단 한 조각도 남지 않았다. 인간 세상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없게 됐으니 사실상 마약 중독자와 다를 바가 없었다. 나는 재활환자와 같았다.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상의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을 동시에 걸어 다녔다.
내가 아는 한 단 한 사람도 이렇게 사는 사람은 없었다. 어두운 길을 걷는 이들은 어두운 길만 걸었다. 불필요하게 적을 만들며 권력자들을 비판하고, 그들의 문제를 밝히려 애쓰는 이들도 없었고, 반대로 밝은 일에 있는 이들은 진솔한 싸움을 하지만 나무 작대기로 싸우는 것처럼 힘 없이 싸웠다. 그들에게 가진 것이라곤 신념과 목숨뿐. 재력도 권력도 없이 신념으로 싸운 이들뿐이었다.
이상한 세계였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무척이나 혼란스러웠지만 애초에 규칙 밖에서 살아간 나에겐 익숙한 풍경이었던 것 같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은 무성한 잡초와 알 수 없는 들꽃, 엉겅퀴가 가득하다. 마체테라도 들지 않고선 엉망인 길을 걸어가기 힘들다. 이상주의자들은 식물을 보호해야 한다며 길을 막는 엉겅퀴를 피해 가야 한다는 소리를 하고 있다. 그들이 걸을 수 있는 이유는 누군가가 앞서 엉겅퀴를 제거해 준 덕분인지도 모르고.
규칙 밖에 살던 내가 알게 된 선명한 사실은 사람들은 둘 중 하나의 세계를 택해서 산다는 점이다. 그리고 보통은 둘 중 하나의 세계에 속해 그곳의 규칙을 따르며 산다. 규칙 밖에 존재들과 각 세계의 사람들은 괴리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사용하는 언어가 같아도 생각이 다르고, 같은 것을 보아도 보는 것이 다르다.
나는 규칙 밖에서 살아왔으니 규칙 밖에서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을 찾아간다. 당연하게도 내가 찾고자 하는 섬으로 향하는 배는 없다. 같은 곳을 목표하는 이들이 많으면 한 밤중이라도 환하겠지만. 내가 찾는 것을 찾는 이들은 없기에 한 밤 중에는 오직 어둠 속에 나의 배만 바다를 가르며 나아갈 뿐이다.
내가 찾고자 하는 것을 언젠가 찾게 된다면, 무척이나 기쁠까. 아니면 그때쯤부터는 나 역시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규칙 안에서 쉼을 누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