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여정

아들

2025. 6. 30.

by 한상훈

목이 턱 막힌 것 같은 하루였다. 독한 살균제를 뿌려 청소를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화장실은 그 어느 때보다 깨끗해졌다. 하얀 타일들이 태초의 색으로 돌아간 것만 같을 정도로. 하지만 모든 곳을 완벽하게 씻어내긴 어려웠다.


오늘 꿈에서 아들을 보았다. 어린이집에 갔는데 나보고 아빠라 부르는 두 아이가 있었다. 두 남자아이. 내가 아빠였을까. 조그만 두 아들을 꿈에서 잡아보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많이 잔 것 같지만 그다지 긴 시간은 아니었다.


주말치고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 홀린 듯 청소를 이어갔다. 강의를 마친 후에도 다시 청소를 이어갔다. 과거에 곰팡이로 인해 폐가 안 좋았던 기억이 있다. 곰팡이는 퍼지기 시작하면 영역 전체를 삼킨다. 그걸 배웠기에 뿌리까지 확실히 없애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한참을 보내고 나니 하루는 끝나 늦은 밤이 되었다. 오래간만에 게임도 하고 한쪽엔 영화를 틀어두어 들었다. 쇼섕크 탈출. 많이도 봤지만 여전히 보고 싶었다. 아마도 10년 후, 20년 후에도 다시 볼 것만 같다. 지나칠 수 없는 영화와 같다.


다시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에 나는 쉬는 날이 온다. 매주가 시작될 때마다 고민이 사라지기도 하고 나타나기도 한다. 잠깐의 고요함을 뒤로하고 하루를 또 살아간다. 입안에 텁텁한 맛은 없다. 항상 먹는 뻔한 아침밥 같은 한 주가 될 것 같지만 그다지 지루하진 않다. 어쩌면 예측 가능한 일상을 바랐던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꿈에서 다시 아들을 보게 될까.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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