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16.
죽음이 100세에 도래한다면 지금쯤 나는 딱 1/3 정도를 지난 상태다. 만 33세 하고도 4달을 조금 더 넘긴 시점이 고작 지난달이니 말이다. 만 33.3세를 지나면서 인생 1막이 끝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 1막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뭐였을까.
초등학생 때를 돌이켜보면 모욕을 당했던 순간 몇 개가 기억에 남는다. 그것 말고는 매일 같이 아무도 없는 방에서 TV를 봤던 기억들 뿐이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싸우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과 밤늦게까지 슬퍼하던 어머니 모습이 떠오른다.
중학생 때를 돌이켜보면 아버지가 암으로 인해 병원에 누워 계시던 순간이 기억난다. 같이 놀던 가난한 친구들의 집이 생각난다. 박살 난 창문. 삐걱거리는 문. 어두컴컴한 목조 주택. 통복시장 인근에 있던 그 집.
고등학생 때를 돌이켜보면 수능 날이 기억이 남는다. 모든 게 완벽하다 느낄 만큼 좋았던 날. 농구 대회 첫 경기에서 연속으로 슛을 쓸어 담으면서 수십 명에게 주목과 환호를 받았던 날. 야간 자율 학습이 끝나고 하루를 승리하고 하교하는 길에 창문에 비치던 내 모습. 멋지고 자랑스러웠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