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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여정

섹스 라이프

2025. 9. 6.

by 한상훈

오늘 같은 날이면 나는 섹스 파트너와 시간을 보내곤 한다. 연인 사이는 아닌 섹스를 위한 관계. 꽤 재밌는 친구인 Y는 아직까지도 성형을 꽤 했지만 얼마 전에 성형 수술을 해서 회복 중이라 볼 수 없었다. 밥이라도 같이 먹자고 하는 말을 그녀는 종종 했지만 얼굴에 붕대를 둘둘 감고 있는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어떻게 먹지 하는 물음이 먼저 떠올랐다. 아마도 먹는 건 거의 못하고 침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대부분일 것 같아 다 회복될 때까지는 다른 친구를 보기로 했다.


다른 파트너인 M은 무척이나 살가운 여자다. 아마도 어느 누구라도 10초 만에 편안하게 해 줄 만큼 사교적이고 부드러운 캐릭터일 것이다. 그녀를 처음보고 무척이나 빠졌었지만 연인으로 발전할 수는 없었다. 대신 섹스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서로에게 좋았던 것 같다. 나도 그렇지만 그녀 또한 무척이나 솔직한 사람이기에 내가 겪었던 이런저런 옛날이야기나 야한 일들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재밌었다. 그녀는 나에게 자신이 만났던 가장 뚱뚱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했다. 나는 내가 가진 여러 궁금증을 물어보곤 했다. 가령 "왜 어떤 여자는 입으로 해주는 것을 좋아하지만 거절하고, 어떤 여자는 싫어하지만 싫은 티는 내지 않는지"와 같은 것이다. 애인들은 도통 속마음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니 궁금했던 것을 파트너들과는 꽤 직접적으로 여러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여자의 심리를 꽤 배운 것 같았다.


그녀들이 다른 남자를 얼마나 만나는지 관심은 없지만 나와 관계를 유지하며 즐기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서로의 호기심 때문인 것 같았다. 내가 만나는 파트너들은 외모가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날씬하고, 어리고. 성형을 자주한 친구가 나이가 가장 많지만, 그래도 20대 후반이다. 그럼에도 관계가 이어진 이유는 아마도 대화하는 게 재밌기 때문과 나와의 궁합이 꽤 맞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Y는 항상 나를 칭찬해주곤 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건 가까이서 보는 것이다.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를 가까이서 보면서 절정의 순간을 눈앞에서 보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그녀는 눈이 무척이나 크고, 꽤 말이나 생각이 순수한 캐릭터라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오곤 했다. 그녀와의 시간엔 순수한 즐거움이 있었다. 그 외에는 모든 게 미숙해서 엉뚱한 구석이 많은 여자라, 누가 봐도 '살림은 못하겠다' 싶은 이미지지만 무척 재밌는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게 서로에게 꽤 즐거운 순간이었던 것 같다.


반면 M은 훨씬 똑똑하고, 2살이나 더 어리고, 질투심이 많았다.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솔직한 이야기를 꽤 했기에 잘 알고 있었지만, 사정의 양이 적으면 질투를 하곤 했다. 애인도 아니면서 왜 그걸 질투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한 편으로는 내가 더 다가오길 바라는 건가 싶기도 했다. 그녀의 한 가지 특이점은 무척이나 효녀라는 점이다. 자주 부모님 선물을 사고, 부모님을 보러 가기도 한다. 서울에서 꽤 멀리 있는 곳까지 말이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을 보러 주말에 내려가면 그녀를 볼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볼 수 있는 날은 평일이 대부분이었다. 그녀는 그래서인지 내 평일을 독차지하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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