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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여정

나는 적 그리스도인가

2025. 10. 30.

by 한상훈

내가 존경하는 몇 안 되는 어른이 한 분 계신다. H는 교회 집사로 헌신하시다 늦은 나이에 신학교에 들어가 개척 교회를 시작하셨다. 아마도 마흔을 넘긴 나이쯤 신학생이 되셨고, 이제는 쉰이 넘은 나이실 것이다. 내가 그분을 존경하는 이유는 아주 선명했다. 말로만 하는 헛소리 같은 신앙이 아닌 진짜 신앙을 가진 분이셨고, 아이들을 올바르게 양육하셨다.


오늘 꿈에서 나는 그분이 다니는 교회에 가게 되었다. 처음 가는 교회에 맨 앞자리에 앉게 됐다. 그 교회는 독특하게도 종이를 나눠주었고, 기도문을 작성하게 했다. 알고 보니 모두가 작성하는 것은 아니고 맨 앞자리에 앉은 성도만 대표 기도를 하는 곳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처음 간 곳에서 앞자리에 앉아있다가 된통 예배가 시작될 때가 되었고, 내가 적은 기도문은 누군가에게 전달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을까 나의 기도문은 거절당했다. 마치 채점표를 보듯 빨간 글씨로 기도문이 거절된 이유를 적어두었다. 이단 같다는 표현과 함께 나를 적 그리스도라 부르고 경계하는 메시지가 쓰여있었다. 이 기도문은 적 그리스도가 적었다면서.


내 기도문이 그렇게 평가를 받고 실수를 한 건가 싶어 조용히 뒤로 나가려는데, 그곳에선 나를 따르는 자와 나를 몰아내자는 파로 나뉘어 싸움이 일어났다. 그렇게 싸움이 일어나고 나는 그저 조용히 나가고 싶을 뿐이라고 말하고 나가려 하자, 9명의 사람들은 나를 끝까지 따르겠다고 했다. 분위기가 격해지는 것이 두려웠기도 했고, 한 편으로는 내가 적 그리스도라는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가 생각해 보았다. 그러던 중 H가 나타나 나를 도와 조용히 나를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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