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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Nov 13. 2019

넷플릭스는 왜 포트나이트와 경쟁하는가?

거대 기업들이 선점한 사용자의 여가시간을 어떻게 빼앗을 수 있을까

전세계 최고의 게임 중 하나인 포트나이트

올해 초 넷플릭스는 실적 보고서에 경쟁자로 에픽 게임즈의 '포트나이트'를 지목했다. 이유는 넷플릭스와 포트나이트 모두 TV와 모바일의 시간을 나눠갖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직장인의 경우 하루의 여가시간은 2시간 30분 ~ 5시간 내외를 가진다. 만약 사용자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을 4시간이라 가정한다면 이 여가시간을 뺏는 모든 업체는 서로 경쟁 구도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넷플릭스는 동종 업계 경쟁자라 할 수 있는 HBO보다 사용자의 강력한 사랑을 받는 포트나이트를 경쟁자로 꼽았던 것이다. 


이 현상은 엔터테이먼트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시사점을 던져준다. 바로 '사용자의 여가 시간 중 우리 서비스는 몇 분이나 차지할 수 있느냐'라는 점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들부터 말해보자.


1. 유튜브

2. 인스타그램

3. 네이버

4. 카카오톡

5. 페이스북


위의 5가지 앱은 한국인이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사용하는 앱들이다.(합쳤을 때) 그 뿐 아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등의 게임으로 여가시간을 사용한다. 또한 아프리카TV, 트위치 등 온라인 방송도 즐겨본다.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은 어떨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11번가, 쿠팡, 그리고 지그재그, 무신사 등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새로운 제품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미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여가시간을 세계 최고의 앱들(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사용하는데 쓰고 있고, 그 밖의 자잘한 앱들에게는 아주 조금의 시간과 기회만을 제공한다.


정량적으로 이 문제를 살펴보자.

위의 자료에 따르면 사용자 평균 60~90개의 앱을 설치했으나 실제론 25개 정도만 사용한다(한 달에 1회 이상 사용하는 경우)고 한다. 75%의 앱은 1번 사용 후 다시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럼 사용자가 사용하는 25개 중에 어떤 앱들이 있을까? 아마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앱들과 해당 국가에서 유명한 앱들이 적어도 3~5개는 차지할 것이다. 그 밖에도 각 분야별로 쇼핑, 결재, 지도, 교통, 이메일 등의 앱들도 한 자리씩 차지할 것이다. 


그럼 사용자의 여가시간을 얻기 위한 앱은 어떻게 해야 경쟁할 수 있을까? 



첫번째 해결책 교과서적이지만 차별화된 가치 제공다. 이미 유튜브, 넷플릭스, 트위치 등 세계 최강의 미디어 괴물들이 있는 상태에서 미디어 시장에 들어간다는건 다른 차별점이 있어야만 한다. 비교우위가 없이는 사용자들의 시간을 뺏을 수도 없거니와 설치될 기회조차도 얻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수 많은 쇼핑업체들이 파산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대중의 소비력을 높혀 전체 파이를 키우는게 아니라면 쇼핑 산업 전체의 한정된 수요를 가지고 치킨게임을 펼치게 된다. 그 와중에 쿠팡처럼 엄청난 투자금을 등에 엎고 싸우는 괴물도 있다. 그런데 평범한 쇼핑몰이 성공하려면 시장에 없는 독점 판매 제품이 있어야 할 것이다.


두번째 해결책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다. 이미 인스타그램에 많이 퍼져있는 이 광고 방식은 개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분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다. 쇼핑몰의 대표가 자신의 외모, 신체적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팬덤을 만들고, 지속적인 수익을 얻는다. 어찌보면 매우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하는데 자기 자신을 브랜드로 활용하는 것과 더불어 팬덤을 통해 리텐션을 유지하는 것은 거대 기업이 줄 수 없는 니치 시장을 잘 파고든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스타트업 필독서라 불리는 제로 투 원

마지막 해결책은 시장 파괴다. 스타트업씬에서 바이블에 가까운『제로 투 원』의 저자, 피터 틸이 입이 마르도록 주창하던 것이 바로 이것이다. 독점 상품은 그 자체로 시장을 만들기도하고, 파괴하기도 한다. 우버가 기존 택시 시장을 파괴하며 성장한 것처럼 말이다. 시장 파괴를 살펴보면 다음 세대의 제품을 만들어 세대 교체를 하는 느낌일 받을 수 있다. 단편적으론 기술의 혁신이 될 수 있지만 구매 방식의 전환, 생산자의 전환 등으로 시장 파괴는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들이 가장 원하는 분야도 시장 파괴를 통한 독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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