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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Oct 20. 2020

다른 세계

놀이터에서 사는 사람, 지옥에서 사는 사람

"세상이 고수(高手)에겐 놀이터요, 하수(下手)에겐 지옥 아닌가."
영화 '신의 한 수' 中


사람은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누군가는 천국에서 살고 있는 반면, 누군가는 지옥에서 산다.


똑똑한 사람은 속한 세계를 조금씩 바꿔간다. 그들은 지금 직장이 불만족스럽다면 더 나은 사람들과 일하기 위해서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한다. 그 중에 능력이 특출나다면 자신의 사업을 차리기도 한다. 그들은 자신의 세계를 적극적으로 바꾸며, 자신이 더 좋은 세계를 구축해나아간다. 그것을 우리는 다른말로 '커리어(career)'라 부른다.


반면 어떤 사람은 바꿀 수 없는 것에 집착한다.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도 일터를 바꾸지 못한다. 같이 있기 싫은 사람과 함께 일하면서도 그곳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에겐 자신의 세계를 바꿀만한 힘은 없다. 자신을 개선할 힘도 없다. 오직 불평할 정도의 능력만 있다.


안타깝게도 후자의 사람들은 커리어를 만들 수 없다.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에 3% 미만의 사람만 지속적인 커리어를 쌓는다고 한다. 그럼 나머지 97%는 어떨까? 자신이 시간을 들여 숙달한 기술, 지식, 경험을 유지하지 못하고 돈 되는 일을 쫓아 살아가게 된다. 장기적으로 이들은 노동 시간 대비 수익이 크게 감소하게 된다. 커리어를 쌓아온 이들이 시간 대비 수익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것과 완전히 반대 상황을 겪게 된다.


여기서 더 똑똑한 사람들은 생각한다. '세계가 이렇게 작동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당연하게도 자신이 똑똑하고 뛰어난 커리어를 쌓아왔을지라도 나이로 인해서, 또는 업종 특징으로 인해서 커리어가 끝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가령 운동선수들은 젊은 시절 영광스러운 커리어를 쌓을 수 있지만 마흔도 안되는 나이에 제 2의 삶을 개척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에 대한 답은 모두가 다르다. 어떤 이는 사업을 한다. 어떤 이는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컨설팅, 강연을 한다. 어떤 이는 책을 쓴다. 어떤 이는 이 모든걸 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것에 대한 답이 단 한 개도 없는 사람들이다. 지금도 자신의 신체적 능력, 공부한 지식의 가치, 경험의 가치가 조금씩 희석되고 있음에도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다.


나는 '두려움이 기쁨보다 낫다.'고 믿는다. 현실이 무섭다고 도망친다면 절대 현실에서 승리할 수 없다. 지옥도를 걷고 있다면 발이 타들어가더라도 계속 걸어야 한다. 지옥에서 벗어나는 길은 그것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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