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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Jul 06. 2022

극한의 책임감

무엇이 리더와 팔로워를 나누는가

'네이비씰 승리의 기술' 이라는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극한의 책임감(주인의식)이다. 어떠한 조직에서도 일이 잘못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당연하게도 사람이 하는 일에는 실수가 생기고, 착오가 생기고, 오해가 생기고, 의사전달 과정에서 혼선이 생긴다. 네이비씰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로 유명한 네이비씰도 작전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으며, 엉뚱한 실수로 동료를 잃거나 원치 않는 부상자가 생길 것이다. 그러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실수를 한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가? 아니면 제대로 지시하지 않은 지휘관의 문제인가? 아니면 적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분석팀의 문제인가? 훈련을 약하게 시킨 교관들의 책임일까? 


모든 인간관계, 조직, 기관에서 나타나는 일이지만 책임 소지를 따지는 것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자신의 책임을 덜기 위해서, 손해배상을 하지 않기 위해서 문제의 책임을 떠넘기기 바쁘다. 반면 네이비씰은 반대로 말한다. "모든 일은 내 책임이다."


사업을 진심으로 운영하는 대표님들에게서 완전히 동일한 리더십, 멘탈리티를 자주 본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자신에게 다 돌리는 것이다. 회사가 망하면 오롯이 내 탓. 프로젝트가 잘못되도 최종 책임자인 내 탓. 직원의 실수도 내 탓. 모든 것의 잘못을 자신에게 돌리고, 결과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한 답을 찾아내고, 해결해낸다.


대표님 뿐만 아니라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서도 나는 이러한 멘탈리티를 가진 분들이 업무적으로 압도적이라는 것을 수없이 보곤 했다. 프로젝트를 잘못 진행했을 때, 실수를 했을 때 누구를 비난하는게 아닌 자신을 탓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침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해 하는 직원들은 언제나 다른 직원들보다 더 단단하고, 실력있게 성장하곤 했다. 


이렇게 강한 책임감을 가진 사람들이야 말로 리더에 적합하고, 반대로 리더를 원하는 사람들이 가져야할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 문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면 그 순간은 좋지만 나는 아무런 손해도 없고, 그렇기에 발전도 없다. 그 순간에만 빠져나갈 궁리를 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체득이 되어 습관처럼 빠져나가는게 일상이 된 사람들도 보곤 했다. 어떤 조직도 이러한 사람들을 책임자, 리더, 팀장, 부장 등으로 올릴 수 없다. 


강한 책임감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버지의 모습과도 아주 유사하다 생각한다. 내가 믿기에 이상적인 아버지는 가족을 먹이고, 입히고, 보호하고, 가족이 위험에 처했을 때 물러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방파제 같은 분들이다. 


나는 우리의 아버지 세대가 소중하게 여기던 가치들이 현 시대에 많이 퇴색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어떠한 문제가 생기던 "나를 믿으라, 나에게 맡겨라." 라고 말하던 시대가 아니라 "이건 누구 잘못, 저건 누구 잘못, 시말서 써오도록 해." 하는 나약하고 책임감 없는 리더들이 속출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나는 우리 회사에서 책임감을 가진 이들이 더 많아지고, 그러한 리더들을 품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동시에 나 역시 책임감의 무게를 지고 우리 직원들이 어떠한 일을 하던 두려움 없이 저돌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그것은 대표와 리더들의 태도와 행동, 언어로도 보이겠지만 큰 문제가 생겼을 때 증명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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