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20-30억이 있다면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회사 자본금이 20-30억 수준이 됐을 때 사업가는 몇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월세를 유지하면서 사업체를 키우는 방향, 아니면 적당히 처분하고 정리하는 방향. 또는 대출을 받아 작은 빌딩을 사서 사무실과 임대업을 같이 하는 방향이다. 대부분의 한국에서 사업하는 분들은 이렇게 하지만 나는 다르게 할 것이고, 다르게 살고 있다.
내 경우엔 먼저 해외에 사무실을 내고 인건비 차액을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한국의 고질적인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IT 업계에 오래 있으면 오래 있을수록 한국에서 자사 서비스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에서 개발력이 차지하는 비율과 그것의 하청 구조를 생각해보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내가 두 번째로 택한 것은 파트너사와의 지분 스왑과 참여이다. 돈이 있으면 내가 믿을만한 회사에 투자한다. 상장 주식이 아닌 일반 법인의 주주로 참여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법인 이사로 올라간 곳이 족히 5곳이 넘는데 이곳에서 이사로 있으면서 얻는 것은 단순히 사업체의 수익을 나눠 받는 수준이 아니다. 이사로 일을 하면 이사들끼리 소통을 하고, 대표로 일하면 대표들끼리만 하는 세상에 들어가게 된다.
세 번째로 제프 베조스처럼 재투자에 많은 비중을 쏟고 있다. 아마존 웹서비스가 첫 7년간 얻은 영업이익의 97퍼센트 이상을 초격차를 만들기 위해 재투자한 것처럼 나 역시 그렇게 살고 있다. 많은 재투자는 현금 흐름의 리스크가 있으나 더 적은 세금을 내고,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언젠가 우리 회사도 많은 자본금이 들어오고, 많은 투자를 받고, 영업이익이 압도적으로 커지는 시점이 온다면 그때쯤 사옥을 짓거나 빌딩을 사서 임대를 주며 사업하지 않을까 싶다. 그전까지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영토를 넓히는 싸움을 공격적으로 펼쳐보고 싶다. 마흔이 되기 전에 많은 걸 이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