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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Jul 23. 2023

75% 세일에 들어간 공유 오피스 시장

스타트업에게는 좋은 소식일까 비극일까

도산대로에 사무실을 뒀던 컨설팅 그룹이 최근에 강남의 한 공유 오피스로 이사를 했다. 나는 현재 함께 사업을 진행 중인 이사님이 계셔 엊그제 회의를 위해 방문했는데, 불과 몇 년 만에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공유 오피스는 특성상 적은 인원에서는 상대적으로 공간을 크게 사용하고, 인원이 많아질수록 효율이 나빠진다. 그래서 가격 효율성이 1인 ~ 4인 정도까지만 생긴다. 그 이상부터는 사무실을 임대해서 사용하는 게 경제적인 선택이 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오랫동안 강남의 공유오피스는 3인실이 100만 원 ~ 200만 원 사이, 4~5인실은 2~3백만 원 선이었다. 인기가 있는 공유오피스 브랜드의 경우 이 가격의 1.5~1.8배 정도 선에서 가격 제안이 오곤 했다. 즉 5인실에 약 500만 원 전후였다.



그러나 역대급 불황이라는 지금은 어떨까. 20인실 임대료가 한 달 670만 원이라고 했다. 2년 전에 비교하면 약 1/4 금액이다. 과거에 10인실 규모를 알아봤을 때 1100 ~ 1300만 원, 20인실의 경우 2000 ~ 2500만 원 선을 달리던 것에 비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시장에 돈이 마르다 못해 타들어가는 상황이 된 듯하다. 특히 공유 오피스 시장은 소규모 스타트업 수에 의존적이고, 그중에서도 강남을 비롯한 핫플레이스는 입지를 활용해 인재을 채용하고, 성장을 가속화해야 하는 초기 레벨의 스타트업들의 장소였다.



그러나 공유오피스 시장의 리더라 할 수 있는 위워크가 정크 본드 수준으로 박살이 났고, 거기에 투자 시장은 1년 넘게 초토화된 상태, 현금 유동성은 높은 금리로 한국은 말랐고, 조금 남은 현금은 더 나은 시장인 미국으로 흘러간다. 



그런 이유에서 공유오피스들은 생존을 위해 조금의 현금이라도 벌자는 전략으로 공실율 0% 운영을 진행하는 듯하다. 강남에서 20인실이 월 700만 원 아래로 내려왔다는 것은 많은 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인 지표겠으나, 반대로 그 정도로 시장이 무너진 상태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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