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여정

8월 16일

2023. 8. 16

by 한상훈

어젯밤부터 새벽까지 새로운 회사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6시간 정도 코드를 쓰니 새벽 1시를 지나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잠은 오지 않았다. 다시 큰 도전을 해야 한다는 사실과 지난 내 평생의 기록들을 살펴보며 무척이나 각성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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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회사의 이름은 오래전 내 글에 적어둔 것과 같이 ‘라자루스’를 따왔다. ‘라자루스 엔터프라이즈‘라는 이름이다. 라자루스는 인류 중 처음으로 죽음에서 돌아온 남자인 나사로의 영어식 발음이다. 나는 죽었던 나사로 같이 무덤에 들어간 시간을 보냈다 느꼈다. 그리고 모두가 죽었다 했을 때 예수께서 말하길 “그가 잔다.”라고 표현했다. 죽음으로 비통해 모두가 장례를 치르고 있을 때 “친구 나사로를 부르러 가야겠다.”라고 한 것처럼 나는 예수의 친구이고 싶었다.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 신을 친구로 대했다.


잊고 있던 여러 성경구절을 회사 소개를 위한 곳에 걸어두었다. 앞으로 내가 일하는 철학이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 가치가 그 안에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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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부터는 국가사업 목록을 살펴보았다. 기존의 회사에서는 국가사업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엔 모든 가능성을 열고 사업을 고민 중이었다. 수십 개가 넘는 국가사업과 공개 입찰 자료를 보며 함께 사업을 논의 중인 친구와 새벽까지 회의했다. 그가 연락이 안 된 시간은 새벽 4시 50분. 나는 그때부터는 홀로 B2G 사업모델의 가능성과 영업이익률,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그렸다.


아침 6시가 지나자 배가 너무 고파 짜장 라면 하나를 끓여 먹었다. 너무 배고파 입에 침이 가득했다. 게 눈 감추듯 라면을 해치우고 오전 7시가 돼서야 잠에 들었다.


잠에서 깬 건 오전 10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아는 대표님이 사람을 찾아달라고 하셨는데, 그 사람에 대한 정보가 오늘 들어왔다. 잠에서 깨자마자 정보원에게 전화를 하고 전금을 치른 후 정보를 받았다. 전달해 준 사람이 있는 곳의 정보는 익숙한 장소였다. 친척 중 한 분이 일하는 곳과 200m 남짓 떨어진 상가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었다. 정보를 전달하고 다시 새벽까지 고민한 정부 과제 사업을 조사했다.


그러던 중 B2G 시장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돌아가고, 얼마나 큰돈이 얼마나 작은 영업이익으로 돌아가는지 알 수 있는 자료들을 확보했다. 상장사 공시 자료부터 재무제표 자료를 보다 보니 확신이 섰다. ‘이 길을 우리가 갈 길이 아니다.’


사업부 후보군에 둔 정부 사업 모델을 과감히 잘라내고, 기존에 핵심 사업부로 두려고 했던 AI,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3가지 분류로 최우선 과제를 고민했다.


내가 진행하려는 사업에 필요한 핵심 요소는 다음의 몇 가지였다.


1. 적은 자본으로 시작해 큰 자본을 투자받으며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2. B2B가 아니어야 한다.

3. 독립적 수익모델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플렉스웹의 시장 의존적 비즈니스 모델을 탈피하기 위해선 전략을 잘 짜야했고, 동시에 기술이 향하는 곳에 서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시장의 성장에 따라 회사 가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나는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소스코드와 위의 기준을 근거로 과거 기록을 살펴보았다. 그러던 중 옛날 일기가 있어 브런치에 잠깐 올렸다. 과거 기록을 살펴보니 온갖 사업 기획서가 즐비했다. 그중에서도 관심을 끌었던 것은 데드코미디 사업 기획서였다.


남들이 보기에 간단한 사업 모델처럼 보이는 커뮤니티 서비스인 데드코미디의 기획 문서와 SWOT 분석, 경쟁사 분석, 비즈니스 팔레트, 그리고 세부 기능 개발에 따른 비용 테이블까지 많은 자료가 정리되어 있었다. 나는 그중에서 이 서비스의 수익 지출 테이블이 인상적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이 서비스는 운영 불가 수준이라 생각했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손실금액은 400만 원 아래로 사실상 거의 없었다. 이를 곰곰이 생각해 보다 이 서비스와 지난달쯤 도전했던 블록체인 상품을 결합해 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에 대해 파트너들에게 간략하지만 열정 있게 전달하고 나니 모두들 긍정적인 답신을 해주었다. 물론 그들이 긍정적이라 해도 결국 가장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건 나라는 걸 알고 있지만 비전을 바이러스와 같아 퍼지면 퍼질수록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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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5시쯤 되자 파트너 한 분이 조금은 지루한 사업 모델을 가져왔다. 사실 해당 사업 모델은 모두 끝났다고 보는 것인데 아마도 부탁을 받아 체면상 올린 것 같았다. 나와 다른 컨설팅 그룹의 파트너들은 모두 부정적 의견을 보내고, 내가 진행하고자 하는 이 사업건과 수개월 전부터 논의 중인 글로벌 STO 사업건에 대한 논의를 했다. 한 분은 한국 안에서 하는 시나리오를 이야기 주셨다. 이유는 해외 사업건을 어떻게 붙이던 증권사와 금감원 승인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란 이유였다. 일리 있었다.


대화를 하면서 나는 신 사업에 필요한 소스 코드를 다시 들어가 리팩터링 했다. 특별한 건 없었다. 그저 글로벌 용도로 변경하고, UI 라이브러리를 세팅했다. 더불어 사용할 토큰과 메인넷을 체크해 보았다. 인연이 있는 A사의 개발자 문서를 보면서 조사해 보니 A사의 기술력은 내 생각보다 매력적이고 쉽게 쓰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선택할만한 좋은 파트너일까 고민을 하면서 나는 오늘을 정리하고 잠을 청해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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