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21
(늦은 밤)
오늘은 새벽 3시를 지나 잠에 들었다. 어제 작업이 오전 2시 40분 정도까지 진행했기 때문이다. 9시쯤 잠에서 깨서 자료를 보내지 않던 고객사에게 연락을 보냈다. 진행 관련해 간단한 연락을 하고 새벽에 하던 작업을 이어서 진행했다.
마음 같아선 조금 쉬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오전 12시 40분쯤까지 작업을 하고 바로 오후 1시까지 사무실 확인을 위해 이동해야 했다. 노트북을 챙겨 메리츠 타워로 향했다. 메리츠 타워에 사무실을 확인해 보고, 다른 사무실도 확인했다. 메리츠 타워는 오랜만에 가서 처음엔 구조가 많이 바뀐 것 같이 느껴졌다. 그러나 막상 바뀐 건 많지 않았고, 내가 좋아하던 강남대로 쪽의 뷰를 보진 못했다.
사무실 관련해서 함께 하는 파트너분과 논의를 하며 신 사업에 대한 회의도 같이 진행했다. 회의 중에 벨라루스에 법인 설립에 대한 자료가 왔다. 다국적 법무 법인에서 제작한 문서였다. 내용이 방대해서 모든 일정이 끝나고 확인하기로 했다.
파트너와 회의를 마치고 다른 사무실도 확인하기 위해 이동했다. 그 과정에 신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폭발적인 성장을 위한 모든 파츠가 다 모인 것 같았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괜찮은 아이디어도 발견했다. 사무실을 모두 확인하고 식사를 마친 후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다시 작업에 착수했다. 시간이 넉넉지 않았다. 1시간 정도 작업을 하니 잠을 적게 잔 탓인지 무척이나 피곤했다. 침대에 누워 잠깐 눈을 감았는데 1시간쯤 지나고 자연스럽게 깨어났다. 그 사이 전화 온 곳에 답신을 보내고 다시 작업을 했다. 소리라고는 에어컨 소리만 들리는 적막함 속에서 3시간을 완전히 코드에 몰입했다. 기존의 코드를 새로운 구조로 바뀌면서 동시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일이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다. 1시간 잠을 잤기 때문인지 맑은 정신으로 2천 줄 정도(어쩌면 그 이상)를 수정한 것 같다. 다행히 기존에 만든 기능은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면서 충돌되는 부분도 없었다. 이 서비스는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확신이 있다. 그래서 며칠 째 미친 것 같은 몰입을 하고 있다.
10시까지 코드를 작성하고 오후에 확인하지 못한 벨라루스 법령 문서를 확인해 보았다. 문서는 상당히 길었다. 감사하게도 문서엔 내가 찾는 내용이 대부분 있었다. 특별한 이슈가 생기지 않는다면 벨라루스로 가야 할 것 같다. 물론 후보로 둔 다른 국가들도 있기에 시기의 문제라 생각하고 있었다. 가장 좋은 곳은 두바이지만 아직은 두바이로 직행하기엔 부족했다.
오늘 파트너분과 즐거운 회의를 하면서 나는 내 삶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선명히 느꼈다. 이번달만 해도 800만 원 정도를 상환한 상태이고, 월말까지 800만 원 정도를 더 상환해 1,600만 원을 상환할 계획이다. 만약 내가 한 달에 1~2천만 원 정도 버는 삶을 무난히 살고 있었다면 나는 이렇게 간절하게 새로운 사업을 준비했을까? 아마도 틈만 나면 신나게 포르쉐를 타고, 허튼 곳에 돈을 쓰고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힘든 길을 걷고 있고, 이 과정에서 간절하게 새로운 길을 찾아가고 있다. 내가 잊고 있던 소스코드와 그동안 준비했던 사업 계획서들, 사업별 재무제표와 비즈니스 캔버스가 하나 둘 맞춰가는 기분이다.
내가 이렇게 간절하게 새로운 사업을 찾는 이유는 한 가지다. 지금은 내가 여러 기업과 개인의 요청을 받아 돈을 벌고 있지만 이것이 영원할리 없다. 대한민국 경제 상황은 참담하고, 나는 대한민국의 장기 불황을 확신한다. 대한민국 시장 자체가 앞으로 5~10년간 힘들다면 그곳에서만 수익을 벌 생각을 한다면 아마도 힘든 길을 가야 할 것이다. 나는 내가 에너지가 있고, 내 기술과 실력이 가치가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삶을 구원하고 싶다. 다른 누구를 통해서 구원받을 생각도 없다. 내 삶은 내 손으로 구원한다. 내 삶은 내가 정한 대로 산다.
나는 상황과 무관하게 축복받았다 스스로를 여기며 산다. 내 딴에는 지옥 같은 시간이라고 해봤자 어떤 이에겐 천국 같은 시절이었을 것이다. 삶이 고단하다, 괴롭다 변명하지 않고, 스스로를 구원해 이 세상에서 천국 같은 삶을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