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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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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Aug 21. 2023

8월 13일

2022. 8. 13

나는 20대에 이미 폐업을 4번, 프로젝트 실패를 12번 해봤다. 만약 똑같은 실패를 30대나 40대에 했다면 견디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젊은 시절에 도전해서 깨져봤기에 지금은 웬만한 상황이 와도 크게 동요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뱃속에 넣는 음식만 생각할 게 아니라 머릿속에 무엇을 넣을지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오늘 뭘 먹지’를 고민하지, ‘무엇을 더 배워야 하지?’ 고민하지 않는다. 배를 채우는 것, 내 겉모습을 가꾸는 것에는 심각하리만치 많은 시간과 돈을 쓰지만 정작 자신의 정신에 무엇이 들어가고 있는지 크게 관심이 없다. 자신의 정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이들은 무엇이든 보고, 무엇이든 듣고, 사유 없이 받아들인다.


잠언에서 ‘지식이 없는 사람은 광장에 설 때 입을 열지 못한다.’고 했다. 준비하지 않은 사람은 무대에 오를 기회를 얻어도 기회를 거머쥘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자신을 내세울 것 없는 이들은 공개된 곳에서 검증받기를 두려워하고, 사람이 없는 곳에서만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곤 한다. 자랑은 몇 명 앞에서 하는 게 아니라 수백, 수천 명 앞에서도 똑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주저하며 산다. 당장 우리 직원들만 해도 미국 사무실 및 인도 사무실 운영을 위해 영어를 해보고 싶고, 해외 출장을 같이 가보고 싶은 사람을 물어봤을 때 대부분이 꺼려했다.  자신이 영어를 못한다는 과거에 얽매여서 “앞으로도 영어를 못하는 사람으로 남겠다.”, “미래의 나는 여전히 영어에 까막눈으로 살겠다.” 다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이 대부분 겁이 많고 변화를 감당하지 못하므로, 변화를 잡는 이들이 결국 원하는 것을 얻기 쉽다.


무엇이 두려운가. 나는 지금 당하는 창피나 실패가 나를 정의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문제를 틀리면 틀린 것이지 내가 멍청한 게 아니다. 문제는 풀다 보면 풀리고, 결국 내 실력이 문제를 압도하면 더 이상 문제는 문제도 아니다. 원하는 것에서, 삶에 도움이 될 노력들을 포기하면서 사는 삶은 편할 것이다. 그러나 곧 불편해질 것이다. 그리고 곧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진 이들을 질투하고, 부러워할 것이다. 과거의 내가 땀 흘리지 않았기에 노년의 내가 대가를 치를 것이다.


내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면 세상은 나를 특별대우 해주지 않는다. 내가 특별하지 않으면 세상에 내 시간과 노력을 싼 값에 제공해야 한다. 싼 값에 자신을 시장에 내놓기 시작하고, 그것이 고착화되면 생각에 틀에 갇히게 된다. 세상이 정한 값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값을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먼저 내가 원하는 내 값과 내가 원하는 내 실력을 장전해 두면 된다.


변화가 없는 삶을 살면서 원더랜드로 가는 것을 꿈꾼다면 그것은 비참하다. 그 꿈을 이뤄지지 않을 것이고,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신일 것이다. 자기기만으로 살아온 삶이 누적되면 그 어떤 순간도 삶을 소중하다 여기며 살지 못할 것이다. 언젠가는 바뀌리라 생각하며 살고 있겠지만, 지금 바로 눈앞에 있는 게 현실이고, 현실이 아닌 망상 속에 살면서 세상이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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