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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Dec 05. 2023

진심

2023. 12. 5

오늘 조금 늦게 회사의 손익 계산서를 받아봤습니다.재작년 2억, 작년 4.8억의 손실이 있었네요. 투자 1원 받지 않고, 사업을 운영한다는 건 참 힘든 일이었어요. 한 달에 수천만 원씩 날아가는 상황이 와도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좋은 회사를 만들어보려고 애썼습니다.



사내 게임 대회 사진
수상 팀 상장





저는 회사에 대한 생각이 선명했습니다. 서로가 존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세상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개인이 성장하고, 회사라는 조직이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직원들의 부족한 면이 있어도 이해해 주고,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큰 손실도 견디며 살아왔죠.





부당한 일을 당해서 사무실을 옮겨야 했었을 때도, 온갖 헛소문이 퍼지더라도 직원이니까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운영해 왔습니다. 하지만 참 쉽지만은 않았어요.


많은 사장들이 직원들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직원을 위하는지는 잘 모를 겁니다. 저는 대부분의 사회 초년생이 1년 동안 번 돈을 합친 것 이상의 돈만큼 매달 직원들을 아꼈어요.


어쩌면 제 인생이 그만큼 깎여나갔을 수도 있었겠지만, 기업가로서 해야 할 일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습니다.




플렉스웹 야유회(가평)



숫자 앞에 많은 사람들이 진실하지 못하고 말로만 진심을 다한다 말합니다.


전 그래요.


진실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제 진심도 아마도 전달되지 않았을지 몰라도 저는 이렇게 사는 사람입니다.


직원들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아꼈습니다.


수억 원이 날아가도 전 믿었어요.


이게 옳은 기업을 만드는 초석이 되리라는 믿음으로요.






제가 다음 회사를 언제 어디에서 만들게 될지 모르겠지만저는 여전히 믿음이 있습니다. 뜻을 다하는 곳에 빛나는 사람들이 모일 것이고, 제가 부족해서 하지 못한 일들도 좋은 분들과 함께라면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전까지는 숨을 고르며 세상을 살고 있어요. 매달 매달 직원들을 사랑한 값을 치르고 살고 있지만 그것은 괴롭지 않습니다.


그저 저라는 사람은 언제나 진심이었다.


그걸 알아준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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