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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Oct 10. 2024

재벌들 목줄 채우는 방법

2024. 10. 10.

돈이 정말 많은 이들이 두려워할게 무엇이 있을까? 돈을 잃는 것이다.


돈을 잃는 가장 빠른 방법이 무엇일까? 방법이 여러 가지지만 신용으로 쌓아 올린 주가가 박살 나거나, 매수한 정당이 패배해 추진하는 사업이 물거품이 되거나, 자녀가 마약을 하는 게 들통나거나 하는 일들일 것이다. 거대한 회사를 간수하기도 힘든데 안팎으로 물 셀 구멍이 많으니 얼마나 어렵겠는가.


그렇기에 대부분 철통 같은 보안이 있는 성 같은 집에 살기도 하고, 신흥 부자들은 특정 지역에 모여 살기도 한다. 서판교, 성북, 삼성, 한남... 많기도 많은데 그렇게 꼼꼼하게 사는 것 같지만 빈틈이 너무 많다. 


대표적인 빈틈이 무엇일까. 바로 위치 추적 GPS이다. 대부분의 돈 좀 번다는 사람들도 차량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악의를 품은 사람이 차량 바닥에 자성이 있는 GPS를 붙여두고 운행 기록을 모조리 스캔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못하는 듯하다. 그렇게 운행 기록이 쫙 나오게 되면 어디 위치에서 몇 시간을 머물렀는지를 아는 것은 어렵지도 않고, 옛날처럼 미행하면서 쓸 때 없이 노출 위험을 높일 필요가 없다.


본인 차량뿐만이 아니다. 망나니처럼 살고 있는 아들, 손자가 있다면 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한참 때의 재벌 3세 손주가 새벽에 집에 들어와 곤히 자고만 있을까. 물론 그런 분들도 있지만 절대 그럴 수 없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 그들의 기록을 모니터링하는 건 일도 아니다. 유명한 클럽, 바, 호텔. 진심으로 묻고 싶다. 거기에서 일하는 발렛파킹 기사님을 100% 믿는가?


99%의 발렛파킹 해주시는 분들은 선량하게 사시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어떤 사람이 발렛파킹 하는 분에게 돈 100만 원 쥐어주고, 차 안에 작은 기계 장치 하나 넣어 달라고 하면 어떨까? 대부분 두려워 하면서도 혹하지 않겠는가? 뒷좌석 안 주머니에 넣어달라고 해도 되고, 쉽게 건드리기 힘든 어떤 위치든 상관없다. 그렇게 차 안에서 대화하는 것까지 녹취를 확보하고, 어디를 가는지도 다 알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이것을 시스템화 한 조직이 있다면 어떨까? 이걸 지도로 만들어서 그들이 모니터링하는 차량과 인물들의 동선을 싹 보고 있다면 어떨까. 거기에 더불어 그들이 자주 가는 술집 마담을 매수한다면. 각 방에 누가 들어가는지 뻔히 알지 않을까?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다 새어나가는 것이다. 정말 쉽고도 쉬운 방법이다.


내가 이렇게 온라인에 글을 쓰는 내용은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는 맛보기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악인들은 자신들이 어떤 경로로 강자들의 정보를 취득했는지 공개할 이유도 없거니와 그것을 무기로 사용하기 때문에 그것을 고도화한다.


종종 선량한 재벌 분들도 보곤 한다. 그들은 객관적으로 선하고, 근면성실하게 일하시기에 막장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미지가 전혀 없다. 그러나 그들의 순수함과 선량함을 이용해서 정보를 획득하는 소스로 활용하는 이들도 있다. 세상엔 상대방의 약점을 긁어내서 사고파는 이들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종종 음모론을 말하곤 한다. 국가에서 무언가 감추고 싶은 사안이 있을 때면 꼭 연예인 마약 사건을 터뜨린다고. 이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약점을 미리 쥐고 있었다는 것이므로, 누군가가 해당 정보를 경찰 또는 사법 기관에 미리 흘렸고, 그것을 의도적으로 바로 밝히지 않고 예비해 두었다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 순전하게 우연이라면 이러한 시장은 없었다는 것을 뜻한다.


누구나 자신이 아는 만큼 세상을 볼 수 있다. 건축가의 눈으로는 기둥만 봐도 구조와 완성도가 보일 것이고, 보안 전문가의 눈에는 배치된 CCTV와 보안 요원들의 검사 수준만 봐도 그들 수준을 볼 수 있다. 자신이 감추고 싶은 정보가 계속 줄줄 세고 있다면, 그것 때문에 목줄에 메인 것처럼 답답하게 살고 있다면 전문가를 찾아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유 없이 세는 수도꼭지가 어디 있겠는가. 셀만 하니까 세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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