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쉬업엔젤스 포트폴리오팀 이야기 2
이번 글에서는 스타일쉐어팀의 시작과 성장, 그리고 투자유치 과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타일쉐어는 학생팀으로 시작하여꽤 긴 기간을 진행하며 다양한 일들을 경험한 것 같습니다.
* 투자유치 관련하여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투자사와 투자유치금액 내용은 배제하였으니 양해 바랍니다.
스타일쉐어와의 첫 만남은 프라이머 시즌 1 때였습니다. 당시 프라이머 공동대표를 맡으셨던 권도균 대표님이 연세대학교에서 만난 학생팀이라고 소개를 해 주셔서 미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만나기 전 들었던 생각이 "전기전자공학과에는 여학생이 거의 없는 걸로 아는데 드문 경우구나. 그리고 공대생이 패션 서비스를 한다니 뭔가 독특한데?"였습니다. 윤자영 대표가 대학교 후배였기 때문에 반가웠는데, '여성 비율이 낮은 학과에서 공대생이 패션 서비스를 잘 운영할 수 있을까?'라는 선입견이 있었죠.
하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처음에 가졌던 선입견이 싹 사라졌습니다. 윤자영 대표는 대학시절에 전공보다는 디자인경영학회에 관심이 있어 ‘디마스튜디오(the Dema Studio)’에서도 활동했고, ‘IDEO’에 대한 강의를 듣고 디자인 혁신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세련되게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저 옷은 어느 브랜드이고 어디서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해결 가능한 서비스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아직 실전 경험이 부족한 학생팀이었고 비즈니스모델도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었지만, 사용자가 본인의 패션 사진을 SNS에 올리고 이를 다른 사용자들이 반응한다는 아이디어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만한 서비스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윤자영 대표가 패션에 관심도 많고 서비스에 대해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영국의 스트리트 패션 블로거를 현지까지 직접 찾아갈 정도로 당찬 면도 인상 깊었습니다.
젊은 세대들에게 패션은 향후 더욱 중요할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패션잡지나 TV의 모델이 보여주는 패션보다 앞으로는 SNS 시대와 더불어 일반인들의 패션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아서 패스트 팔로어가 적은 시점에 퍼스트 무버로서 앞서나가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시장성에 있어서는, ’다음’ 시절에 디앤샵의 경험상 상대적으로 종류가 적은 편인 가전제품은 가격경쟁이 심해 수수료 마진이 박한 반면, 훨씬 다양한 종류를 가진 의류나 액세서리 같은 패션 제품은 가격경쟁이 심하지 않기에 수수료 마진폭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나중에 e커머스 수익모델이 충분히 가능해 보였구요. 따라서 바로 2000만 원 투자를 결정하였습니다.
이후 스타일쉐어 팀에 송채연 팀장 등 다른 동료들도 추가로 합류하였고, 한때 미국의 스타트업 경진대회인 ‘매스챌린지’에서도 유일한 아시아 팀으로 참가하여 시야를 넓히기도 하였습니다.
초기에는 수익보다는 사용자 확보에 중점을 둘 것을 조언했습니다. ‘다음’에서의 경험상 ‘사용자 중심’이라는 서비스의 본질에 기반해 일단 서비스를 선점하면, 향후에 e커머스나 혹은 광고형태의 수익모델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실제 서비스 지표를 꾸준히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자금 측면에서는 2000만 원의 종잣돈만으로는 넉넉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부양가족이 없는 학생팀이었기에 자금을 최대한 아껴 썼고, 마침 청년기업가대회에서 수상한 상금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해 지표를 꾸준히 올렸습니다.
앱 다운로드가 10만 단위로 되었을 즈음에 성장을 위한 후속 투자유치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투자자 몇 분을 윤자영 대표에게 소개하였고, 그중 SOQRI에서 투자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때 저도 엔젤네트워크 형태로 Pre-시리즈 A1 투자에 다시 참여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패션시장이 향후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였고, 프라이머 시즌 1 때 투자한 뒤 곁에서 지켜본 스타일쉐어 팀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엔젤네트워크와 SOQRI 합쳐서 총 3억의 Pre-시리즈 A1 라운드 투자를 하게 됩니다.
Pre-시리즈 A1 라운드 투자유치 이후 스타일쉐어의 일부 팀원들이 그만두어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꾸준히 성장하며 서비스 지표를 올렸습니다. 그러던 중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현 BSK인베스트먼트)로부터 새로운 펀드에서 첫 번째로 스타일쉐어에 투자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고, 5억 원의 Pre-시리즈 A2 후속 투자 유치를 진행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복병이 출현했습니다. NBP(NHN 비즈니스 플랫폼)에서 ‘워너비’라는 모바일 패션 서비스를 선보였던 거죠. 이전부터 지인을 통해 출시할 예정이라는 정보를 입수하여, 윤자영 대표에게 그전에 가급적 스타일쉐어 앱을 50만 다운로드까지 선점하여 격차를벌여두자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50만 다운로드에 미치지 못한 상태에서, 예상보다 일찍 출시되었습니다.
타 대기업에서 출시한 경쟁 서비스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포털인 네이버 계열사에서 출시한 것은 신경이 더 쓰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당시 윤자영 대표에게 이야기하였습니다. “항상 경쟁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서비스를 주로 개발하는 네이버 본사가 아닌 비즈니스를주로 개발하는 NBP에서 개발한 앱이기에,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본질에는 약할 수 있어 우리에게 승산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생각하면 NBP는 서비스 본부가 아닌 E비즈니스 본부 + 디앤샵에 가까운 조직이었기에, 쇼핑앱이 아닌 일반 서비스 앱을 개발한다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보았기 때문이죠)
경쟁 서비스가 출시했었지만, 워너비는 출시 7개월 만에 내부 사정으로 사업을 접게 됩니다.
이후 스타일쉐어의 앱 다운로드 수는 50만을 훌쩍 넘어 100만에 다가가며 확실한 국내 No.1 패션 SNS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플리마켓도 진행하였죠. 그리고 자금 사정을 감안하여 시리즈 A 후속 투자유치를 준비하였습니다.
하지만 시리즈 A 후속 투자유치는 예상보다 훨씬 험난했습니다. 물론 스타트업의 투자유치는 무난하게 진행되더라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만, 스타일쉐어 경우 제가 옆에서 지켜보기에는 시리즈 A 때가 그중 가장 험난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e커머스보다는 광고 쪽 수익모델을 먼저 진행하고 있었는데, 서비스 지표에 비해 수익모델의 숫자가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큼 나오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여러 투자자들을 소개하고 윤자영 대표도 별도의 채널로 여러 투자자들을 만나봤지만 투자 의사를 밝힌 곳이 거의 없었고, 투자자 한 곳이대표님이 구두상으로 확실하게 투자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고 보고를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투자자 한 곳만으로는 불안했었는데,아니나 다를까 투자사가 아닌 계열사 임원의 말에 영향을 받아 아쉽게도 최종적으로 드롭되고 맙니다.
자금이 거의 소진되어 현금흐름에 큰 문제가 생길 뻔하였는데, 다행히도 LB 인베스트먼트에서 최종 투자 결정을 하여 25억 원의 시리즈 A투자유치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스타일쉐어의 본질이 크게 변한 것은 없었지만, 해당 단계에서 투자자들이 원하는 숫자를 못 보여줬기에(검증을 못했기에) 투자유치가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패션시장은 향후 크게 성장할 것이고, 서비스 지표가 성장하면당연히 이후에라도 수익모델은 광고나 e커머스 중 최적화된 모델을 붙일 수 있다고 생각하였지만, 시리즈A 단계의 투자자들이 보기에는 좀 더 확신을 주는 숫자가 필요했던 것이죠.
수익모델 중 광고를 먼저 시작했던 이유 중 하나가 e커머스를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했기 때문인데, 윤자영 대표가 포털에서 다양한 개발 경험을 가진 사람을 CTO로 영입하기를 희망하였습니다. 마침 그 당시 ‘다음’에서 스타트업계에 관심을 가졌던 오형내 팀장을 소개하였고, 서로 핏이 맞다고 판단되어 새롭게 CTO를 맡게 됩니다. 이후 스토어 기능을 본격적으로 개발하였고, 그 외의 서비스 고도화 작업도 진행합니다.
이제 스타일쉐어는 수백만의 사용자가 이용하는 서비스가 되었고, 콘텐츠 서비스에 기반한 e커머스 수익모델도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성장합니다. 이후 본격적인 매출 성장을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하였는데, 마침 가을에 시작한 IR은 성수기와 맞물려 매출 성장이 검증되었고 SNS 사용자들의 구매전환율도 좋았기에, 시리즈 B 후속 투자유치는 여러 VC로부터 클럽딜 형태로 비교적 무난하게 마무리됩니다.
e커머스 서비스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100억을 돌파하며, 이후 다시 화장품 분야로도 영역을 확장하며 계속 성장하던 중, 어느 날 윤자영 대표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이 대표님, 29CM가 매물로 나왔다던데 M&A를 고려 중입니다”. 이전에 29CM가 매물로 나왔다는 이야기는 시장에서 언뜻 들었지만, 스타일쉐어가 인수할 만한 기업가치인지는 체크해보지 않았기에 전혀 뜻밖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수한다면 스타일쉐어의 연령대별 침투율이 높아지면서 서로 시너지는 충분히 날 수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9CM의 대주주인 GS홈쇼핑 쪽에 체크해보고 윤자영 대표에게 인수가 조정이나 관련하여 주의할 점 몇 가지를 얘기해주고 함께 논의했었습니다. 윤자영 대표도 기존 스타일쉐어 투자자들을 통해 필요한 부분들을 조언 받고, 29CM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을 위해 시리즈 C 투자유치를 빠르게 진행하게 됩니다. 관련된 페이퍼워크등 준비할 것들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잘 마무리가 되었고 이후 스타일쉐어는 29CM를 인수한 뒤 함께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스타일쉐어·29CM, 총 연간 거래액 1,200억 돌파
이제 회사가 더욱 커진 만큼 노무 등 행정적인 부분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하며 아직은 테스트 중인 해외 진출 등 스타일쉐어가 풀어가야 할 숙제는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윤자영 대표가 지금까지 진행해온 것처럼 꾸준히 리더십을 발휘하여 하나씩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 Seed Round 1 : 프라이머 시즌 1으로부터 2000만 원
• Pre-Series A1 : MashupAngels/SOQRI로부터 3억 원
• Pre-Series A2 :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현 BSK인베스트먼트)로부터 5억 원
• Series A : LB인베스트먼트로부터 25억 원
• Series B: 다수의 VC로부터 투자유치
• Series C : 29CM M&A 자금으로 활용
저서 : VC가 알려주는 스타트업 투자유치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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