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머물고 있어요
나는 외국에서 자라 21년도에 혼자 역이민 왔다.
한국에 영구적으로 살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고, 워낙 어릴적 외국에 나갔기 때문에 한국이란 나라가 궁금해졌다.
나는 그렇게 3년 다니던 한국에서의 첫 직장을 24년도에 그만두고 일부러 갭이어를 만들었다.
한국 생활이 4년차가 되던 무렵, 이제 한국에서 떠날 생각으로 일단 쉬고 싶어서 캐나다로 놀러갔다.
어느나라로 갈까, 놀면서 생각을 해며 신나게 계획을 짰다.
살아보지 않은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고, 음식취향을 고려해 아시아권이 좋았다.
그렇게 캐나다에서 친구들과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며 지내고 있었다.
어느날,
큰이모에게서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연락이 왔다.
나는 어릴적 조부모님댁에서 자라서 할아버지에게 애틋하다. 심장이 요동쳤다.
정신을 부여잡고 일단 다니던 캐나다의 어학원에서 졸업장을 바로 받을 수 있게, 원래 1년 계획이였던 어학코스를 6개월로 줄이고 이틀 뒤 한국으로 급하게 귀국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집까지의 시간이 너무 조마조마하고 무서웠다.
지금 바로 갑자기 돌아가시면 어쩌지?
왜 갑자기 위독 해진걸까?
온갖 생각을 다하며 할아버지 댁으로 향했다.
할아버지는 처음에 날 못알아보셨다.
분명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게 나랑 화상통화도 하셨는데..
내가 도착하고 이틀을 꼬박 주무시던 할아버지는 갑자기 환하게 웃으시며 자리에 앉으시더니,
“하늘이 왔냐? 왜 이렇게 빨리왔냐?“라고 하셨다.
”할아버지 보러왔지“
“그래..” 하시고 할아버지는 다시 누우셨다.
할아버지는 연세는 98세셨다.
본인이 자택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렇게 쎅쎅 거리는 소리를 내시며 며칠 후 할아버지가 혈뇨를 보셨다.
방문 간호사 선생님께서 가족들을 다 불러야 할거 같다고 하셨다.
큰 오빠에게 급하게 전화를 했고, 오빠는 조퇴를 하고 바로 집으로 왔다.
나는 어리석게도 이때까지 현실감각이 없었다.
나이 서른에도, 누군가가 죽는 모습을 처음보았고,
할아버지는 너무 건강하셨고, 굉장히 오래 사시는 편이셨고, 할아버지는 나에게 너무 강인한 이미지셨다.
분명 이모들도 1-2개월은 버티실거같은데, 라고 하셨는데…
오빠가 집에 도착해,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얼마 안남았어”라고 했을 때 눈물이 왈칵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