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할아버지 (2)

한국에 머물고 있어요

by 하늘

큰 오빠가 임종을 앞둔거같다는 말을하고, 그 다음날 할아버지는 정말 돌아가셨다.


큰 이모, 삼촌, 큰 오빠,우리엄마 그리고 나.

집을 지킬 수 있는 여건이 되던 사람은 모두 모여있었는데, 아무도 임종 순간을 못봤다.


할아버지는 가족들이 잠시 아침밥을 먹는 사이에 돌아가셨다.


할아버지가 돌아신걸 발견하고, 119를 불렀고,

AED를 하는데 혹시 살 수 있지 않을까? 잠시 희망을 가졌다.

119에선 돌아가신지 1시간 정도 지나셨다고 했다.


왜 바보같이 몰랐을까. 뭐 한다고 다같이 밥을 먹었을까. 자책했다.


다들 우느라 정신 없는데, 큰 오빠가 장의차를 불렀고 사망진단서를 끊으러 할아버지와 병원으로 향했다.


다른 가족들도 뒤따라 갔고, 장의 절차상 외손녀인 내가 요양사 선생님께서 오실 때까지 노쇠하신 할머니와함께 있기로했다.


할머니는 미세하게 치매 증세가 있으셔서, 할아버지가돌아가신지 모르셨다.


모두가 떠난 집.

할머니는 "다들 어디갔냐, 할아버지어디갔냐"고 나에게 물으셨다.

아마 조금 긴가 민가 하신거같다. 어쩌면 아셨을 수도.


나는 할머니가 혹시 충격이라도 받으실까

"할아버지가아프셔서 병원에 갔다"고 했다.


조금 시간이 지난 후, "살았냐?"라고 물으셨고, "...응.."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할머니랑 나 혼자 4시간 정도 있었는데, 그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할머니가 아시면 충격받으실텐데, 또 물어보시면 어쩌지.. 이 걱정이 앞섰다.



곧이어 요양사 선생님이 오시고, 나도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우리 할아버지는 지방의 유지셨다고 한다.

그리고, 굉장히 배우신 분이고, 1930년도생이 "글로벌 교육"을 강조하시던 그 세대엔 굉장히 트이신 분이셨다.


내가 2살 때 쯤 서울로 올라오셨고, 나는 그때부터 일본에 갈 때까지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서울에 올라와서도 명절 때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할아버지께 벼라별 선물을 다 보내셨고, 우리집에 인사를 왔다.


세련되고, 인자하고 멋진 존재.

나는 어릴 적 그런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웠다.


할아버지의 장례식장은 그야말로 성대했다.


대단하신 분들의 이름이 적힌 깃대와 화환이 즐비했고아직 슬픔이 체 가시지도 않은 우리 가족들에게 많은 조문객들이 찾아와주셨다.


할아버지는 같은 건물 냉동실에 계시는데, 밥도 물도 넘어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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