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여권 분실 시 해야 하는 일의 절차
수능 시험이 끝난 고3아들과 단둘이 일본 도쿄로 여행을 갔다
2박 3일 (금/토/일) 일정의 여행에서
둘째 날 (토요일 밤) 저녁식사 도중
여권을 분실한 것을 발견하였다
통상 여권을 호텔방 금고에 두고 다니지만
일본과 태국에서는 부가세 환급혜택을 받기 위해
여권을 들고 다녔다
여권이 없으니 머릿속이 하얘졌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복기해 보니
여권을 꺼낸 마지막 시점이
식당으로 오기 전
GU라는 옷 매장에서 (면세받고) 결제할 때였다
혹시 여권을 오던 길에 흘렸을까? 하는 심정으로
바닥을 보면서 왔던 길을 따라 매장으로 되돌아갔다
매장 도착 후 직원에게 물어봤으나
"습득/신고된 여권은 없다"라고 했다
또 자신이 CCTV를 확인해 봤으나
"우리는 당신 여권을 되돌려줬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당시에 해당 영상을 보여주지 않아서 화가 났으나
나중에 설명 듣기로 일본(개인정보보호)법 상 담당자외 CCTV 열람이 불가하단다
내 사정을 딱히 여긴 식당 직원은
나에게 '빨리 경찰서에 분실 신고하라'조언해 줬다
곧바로 가까운 시부야 역 파출소에 갔다
당직 중인 경찰관은 영어를 못했기에
외국인 민원인(나)을 보고 난감해했다
그런데 내가 한국인인 것을 알자
환한 얼굴로 나에게 한국말을 걸어왔다
영어는 못하지만 한국어(?)는 할 줄 안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니 재밌고 유쾌한 상황인데 당시엔 그저 놀랍고 감사하기만 했다
그는 이 민원은 파출소 단위에서 처리가 안된다고 했다
자신이 시부야 경찰서에 나의 사정을 자세히 설명해 놨으니
"거기 가서 [여권 분실 증명서]를 발급받으라고" (한국말로) 설명해 줬다
나는 곧바로 '시부야 경찰서'로 가서 "여권분실 신고서"를 작성 제출한 후 "여권분실 증명서"를 발급받았다.
이 소동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약3시간반 가량 소요되었다
그날밤 전망대에 올라 도쿄야경을 구경하러 가기로 했는데 약속을 못 지켜서 아들에게 미안했다
그날 밤
호텔 방 침대에 누워 여권을 잃어버린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한 나는 막막했다
급 몰려오는 피로 때문에 자정이 안되어 잠 들었지만
다음날 새벽 (가벼운) 공황 같은 증상이 와서
새벽 잠을 설쳤다
"그저 26쪽 짜리 종이" 물건이
나의 마음과 실존을 이토록 뒤흔드는 상황이
마음에 안들고 화가 났다
새벽에 일어나서
차분히 생각해 보니
해야 하는 일들이 명확해졌다
1. 월요일 아침 영사관에서 임시여권을 발급받는다
*외국 도착 시 자동 수신되는 현지 영사관/대사관
(평소 신경도 안쓰던) 비상 연락망 문자가 유용했다
2.(어젯밤 발급받은) 경찰의 "여권 분실증명서"를
제출하면 임시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3. 숙소/항공편/회사에 휴가일정을 조정한다
그러나
나는 일요일 밤 귀국 예정이었는데
토요일 밤 여권을 분실했으니
(영사관이 일요일엔 닫으므로)
여행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아들은 학사일정으로 인하여 연장할 수 없었다
동이 틀무렵
앱으로 월요일 귀국 비행기 티켓을 추가로 구매했고
*기존 티켓은 싼 티켓이라서 취소/변경이 불가하여 기존 표값은 날렸다
프런트 데스크로 내려가서 호텔 숙박을 하루 더 연장했다
*여권이 없었기에 체크인이 필요한 다른 호텔로 갈 수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을 비워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 1시간 후에
여권을 찾았다
그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호텔 프런트 데스크 직원(미치코 상)을 통해
전날 들렀던 옷 매장에 전화 해보니
거기서 내 여권을 찾았다고 했다 (얼마나 기쁘던지)
황급히 매장에 가서 내 여권을 돌려받으며
(마루야마 상) 설명을 들으니
매장 오픈전 아침 청소 중
계산대 근처 가구 밑에서 여권을 찾았다고 한다
아마 내가 셀프로 물건을 쇼핑백에 담는 과정에서
돌려받은 여권을 바닥에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내가 현지 휴대폰 번호가 있었다면,
번호를 매장에 알려놨더라면, 아침 일찍 연락을 받을 수 있어서 일정을 연장하지 않아도 될 뻔했다
*경찰, 매장 모두 나의 LINE계정으로 연락하는 것은 거부 당했다. (이것도 무슨 규제가 있나?)
여권을 찾기 전에
난 이미 기존 비행기 티켓을 취소하고 새 티켓을 사놨고
호텔도 추가 1박 결제를 했기에
나는 하루를 더 머물러야 했고
아들은 홀로 귀국하여야 했다
일요일 밤
혼자 해외여행을 해 본 적은 없었지만
아들은 씩씩하게 나리타 공항 출국장을 통과하여
인천공항으로 무사히 귀국했다
월요일 날
나는 덤으로 하루 더 얻은 여행일정에 solo 여행을 즐겼다
이 헤프닝을 통하여
나는 마음고생과 약30만 원(숙박+항공)의 추가 지출이 있었다
그러나
중년의 나이에 나는 여권분실 시 절차를 배웠고
18세+일주일 나이의 아들은 홀로 출국/귀국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리고
(그러면 안 되겠으나)
또 여권을 분실하는 상황이 닥쳐와도
앞으로의 나는 패닉 하지 않을 것이다
역시 사람은 시련을 통과하면서 성장한다
이 글을 읽을 수는 없겠지만
여권을 잃어버린 이틀간
나를 도와줬던 일본인들(경찰관1, 경찰관2, 식당직원, 미치코 상, 마루야마 상)에게 감사하고
그리고
당황한 중년의 아버지 옆에서 묵묵히 도와준 청소년 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https://brunch.co.kr/@skyphilia/7
이 여권을 잃어버릴뻔..
<해외에서 여권을 잃어버릴 경우 요약>
1.가까운 경찰서에 가서 "여권분실 증명서"를 발급 받는다
2.영사관/대사관에 가서 임시여권을 발급 받는다 (분실 증명서 제출 필요)
3.숙소와 항공편을 변경한다
*기왕이면 잃어버릴거면 일정 초반의 평일 오전이 좋다(?)
**의심되는 곳마다 내 연락처(현지 휴대폰이 best)를 남겨서 대비한다
*** 영사관에서 여권용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 작성해야하는 [임시여권 신청서]에는 기존 여권정보가 필요하므로 평소 여권사진이나 사본을 저장해 놓자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