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일 외교관(신상목)이 설명하는 한일 양국의 차이
이 책은 일본이 메이지 유신으로 근대화에 성공하여
우리나라가 일본에 뒤쳐지기 시작했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깬다
책에 따르면
임진왜란 이후 에도시대에 이미 일본은 경제와 문화적으로 조선을 초월했으며
어떻게 그렇게 번영할 수 있었는지 분야별로 설명한다
여기까지는 나도 아는 내용이었다
몰랐던 것은 마지막 부분이었다
이 책은 말미에 “억울”이라는 동일한 단어의 뉘앙스 차이로 양국의 정서를 묘사한다.
한국어 ‘억울하다’와 일본어 ‘悔しい구야시이’
두 단어 간의 미세한 어감 차이를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한국 ‘억울함’은 ‘恨'로 전환되고 자기에게 피해 입힌 상대를 비판하는데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일본 ‘悔しい구야시이’는 자신이 부족하여 당한 수치를 분하게 여기고,
자기 부족함을 극복하여 상대에게 복수하는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19세기 서구열강이 아시아 국가들에 강제한 개항 조약은
상대국의 관세 주권을 부정하고, 상대국가 내 자국민 치외법권을 포함한 불평등 조약이었다.
1842년 영국이 중국에 아편전쟁 이긴 후 체결한 난징조약
1858년 미국이 일본에 페리제독을 통해 구로후네 사건을 일으켜 체결한 미일수호통상조약
1876년 일본이 조선에 운요호 사건으로 체결한 강화도 조약
이처럼 19세기 한중일 3국 모두 불평등 조약을 체결당했지만
일본만 서구열강을 설득하여 공정한 조약으로
개정했다는 역사적 사실과 그 과정을 설명한다
일본이 서구열강들과 불평등 조약을 개정한 데는
치열한 서양법 연구(담당자가 '이토 히로부미'),
철저한 자국 법 개정,
그리고
끈질긴 정부차원의 서구열강들을 향한 외교적 설득/노력이 있었고
그 원동력은 ‘悔しい구야시이’ 였다
결국 그 원동력이
성공적인 일본의 근대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일본이 어떤 과정으로 19세기에 불평등 조약을 개정했는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았는지 몰랐었다
국내 역사교육에서는 이런 내용을 배우지 못한다
국내 역사교육은
고대 삼국시대에 일본에 문화를 전파해 준 우리 조상들의 훌륭함과
이를 임진왜란과 을사늑약으로 되갚은
일본의 배은망덕과 부도덕성에 대해 가르친다
이렇게 우리 민족의 ‘억울’이라는 정서는 국사 교과서에도 적용되어 있다
국가든 개인이든
억울함과 분함을 상대에 대한 비난으로 돌리면
후련할지언정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조선은 1592년 임진왜란을 겪고도
거기서 배우지 못했고 변하지 않았다
그 결과 313년 후
1905년 을사늑약이라는 굴욕을 또 당했다
같은 놈에게 두 번이나 당한 멍청한 조선..
냉정하게 따지면
36년 식민지 지배를 종식시킨 것은
우리 스스로가 아닌
미국과 소련 군대였다
우리는 일본과 같이 '悔しい구야시이'를 바탕으로
조선은 왜 근대화에 실패했는지 뼈아픈 반성이 있어야 하고
일본이 어떻게 근대화에 성공했는지 철저하게 배워야 한다
일부 밀리터리 덕후들은
2차 대전시 일본군이 저지른 바보 같은 작전들을 소재로
웃음거리 삼곤 한다
하지만
당시 일본은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고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대부분을 점령하고 항공모함까지 운용했던
대만과 조선 그리고 만주를 지배하고 경영했던
제국이었다는 사실은 간과한다.
(침략과 점령(지배)는 차원이 다르다)
또 300년이 흐른 뒤
우리 누이와 딸들이
또 다시 군인들 성노리개로 끌려가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일본군은 1592년 임진왜란때도 조선인들을 노예로 끌고가서 노예시장에 팔렸다
세계노예 시장가격이 폭락할정도로 많이)
일본과 중국에 대한 비판을 멈추고
그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배우고
그들을 넘어서야 한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