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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나 스스로가 싫어하는 사람처럼 보일 때 당혹감

청결과 위생은 상대적 개념이어서 더 민감해져야 한다

by 하늘과 우주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는 말이 있다.


나에겐 입맛이 안 맞는 친구 A가 있다


문제는

친구들과 여행을 갈 때마다

그 친구가 장보기부터 셰프를 도맡아 하고


더 큰 문제는

나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 전부가

그 친구 요리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내가 힘든 건

그의 맥시멀 하고 터프한 요리 스타일이다

고기를 구울 때면

버터 한통을 쏟아 넣고 허브솔트를 마구 뿌린다


아침식사로

팅팅불린 라면, 계란, 김치와 밥을 한데 섞어 비빈 것을 만든다

꼴꿀이 죽 같은 비주얼인데

나 빼고 다들 맛있게 먹어서 외로웠다


그 친구는 한 냄비에 한 요리에

다 같이 숟가락으로 퍼먹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국자 설거지를 줄이려는 친환경적 노력인가


방금 요리하고 먹은 냄비 내용물을 버리되

설거지하지 않고 바로 다음 요리를 끓이는 터프함도 갖췄다

역시 물오염을 줄이려는 친환경적 노력이다


반면 나는 고기 구을 때나 국에 소금 간도 안 하고

전골도 미리 소분하고 먹는 걸 선호해서

나와는 영 안 맞았다


그렇게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온 후 집에 돌아와서

아내에게 (그 친구) 요리에 대한 불평을 했다


그랬더니 아내 왈

‘어? 그건 오빠 요리 같이 들리는데?’

난 ‘아니라고’ 펄쩍 뛰었다

'난 음식 미니멀 리스트라고!'


‘아니 요리가 아니라,

오빠가 요리할 때와 설거지할 때 위생이 그 친구랑 닮았다고,

사실 그래서 난 오빠 요리가 찝찝해!’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이었다


나는 그의 요리가 거칠고 비위생적이라 싫었는데

아내는 같은 이유로 내 요리를 싫어하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 와이프는 극한의 위생을 추구한다

그래서 내 요리도 더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와이프 입장에선 나나 그 친구나 도찐개찐이라는 것이다


그 친구는 틀리지 않았고

나는 옳지 않았다


입맛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위생과 청결은 상대적이다


확실한 것은 어떤 분야든

높은 수준에 도달할수록

미세한 차이가 그 수준의 차이를 가른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변해야 한다

더 높은 수준으로 도달해야 한다


어떤 여자 연예인이 이성에게 매력적인 사람의 공통된 특징을 말하는데

아래와 같았다


1. 청결의식

2. 유머감각

3. 자신감


아무리 미남 미녀라도 지저분하고 냄새나면 매력이 사라진다

위생관념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더 깨끗해지자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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