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해주는 명작
인생 영화 'MISSION'
로버트 드니로나 제레미 아이언스나 이후 수많은 영화들로 이때의 이미지는 많이 달라졌지만(특히 제레미 아이언스!) 이 영화에서의 둘의 모습은 그야말로 양떼를 위해 목숨을 거는 목자 그 자체였다.
방법은 다르지만 같은 길로 걸어간 두 Jesuit. 실제 남미 선교에서 수많은 Jesuit들이 이들과 같은 길을 걸었고 같은 최후를 맞았었다는 사실에서 역사적으로는 상당한 논란 - 종교를 앞세운 열강의 침략 - 이 있지만 기꺼이 양떼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그들의 진심은 추호도 의심치 않는다.
예전, 성당에 1982년 미문화원 방화사건 관련하여 구속되셨던 최기식 신부님이 오셔서 강론을 해주신 적이 있었다. 그 강론 중에 미문화원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어떤 강론이 그러하듯 폭력에 대해 폭력으로 응답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신부님께로부터 전해져 온 것은 기억한다.
영화 'Mission'에서도 스페인과 포르투칼의 야합으로 인해 기어이 원주민의 근거지가 짓밟히게 되었을 때 가브리엘 신부와 로드리고(캡틴 맨도자)의 방식이 먼저 충돌하는 장면이 나온다. 폭력에 폭력으로 응답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는 가브리엘 신부와 부당하게 우리를 덮쳐오는 폭력에는 최선을 다하여 맞서야 한다는 로드리고.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장면은 가브리엘 신부가 자신과 뜻을 달리하는 로드리고에게 '하느님은 사랑이시오. 만약 그대의 말처럼 폭력이 옳다면 하느님의 뜻은 갈 곳이 없소'라며 축복을 거부하면서도 자신의 목에 걸려있던 십자가를 로드리고의 목에 걸어주며 작별하던 장면이다. 결국 목숨을 잃게 될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떠나지 않고 자신의 양떼들과 함께 죽음으로 향하는 두 사람.
회개라는 것에 고행을 동반해야했던 '옛날'의 회개장면이지만 동생을 죽이고 끼니도 끊은채 괴로워하던 멘도자에게 회개를 권하는 가브리엘 신부와 그를 따라 자신이 쥐고 함부로 사람을 죽이던 무기와 갑옷을 짊어지고 고행을 나서는 멘도자. 그가 죽을 힘을 다해 짊어지고 오른 멍에를 끊어준 이들이 평소 자신이 함부로 죽이고 노예로 잡아 넘기던 과라니족들이었다. 비로소 눈물을 흘리며 죄의 용서를 깨닫게되는 멘도자. 그의 눈물이 웃음으로 변하던 장면이 바로 이 사진의 장면이었다.
그 멍에를 다시 끄집어 내어 칼을 쥘 수 밖에 없었던 멘도자나 성체현시대를 들고 총칼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던 가브리엘 신부나 모두 그 원인은 자신의 양떼를 지키기 위한 목자의 모습이었다.
"......그리하여 사제들은 죽고, 저만 살아 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죽은 건 저이고, 산 자는 그들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죽은 자의 정신은 산 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 극중 교황 베네딕토 14세에게 보내는 특사 알타미라노 추기경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