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말하고 나는 쓴다」 - 이유진(2)
나는 내가 만난 청소년들이 왜 외모 콤플렉스를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사 교육을 받기 전 인근 지역 여학생들에게 설문을 받아 보니 외모에 대해 지적하거나 평가한 사람들 대부분이 부모나 가장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이었다. 수능 잘 보면 쌍꺼풀 수술시켜줄게, 너 키만 컸으면 모델됐겠다, 코만 좀 높으면 예쁠 텐데, 너는 외모가 안 되니까 공부 열심히 해, 이런 말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오가고 있었다.(p.129)
"쌍꺼풀만 있으면 딱 예쁜데."
나는 쌍꺼풀 수술을 했다.
"어떤 '완벽한 몸'을 이상향으로 둔 채 그와 다른 몸을 지닌 사람 모두를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건, 우리가 아는 인권과 평등에도 반(反)할뿐더러 상대를 모욕하고 무시하는 언행이 될 수 있어요. 특히 여성의 몸을 감상의 대상으로 놓고 몸의 부위 하나하나를 평가하는 문화는 성폭력의 근본 원인이 됩니다." "그리고 저는 예쁘다는 말이 듣고 싶던 게 아니었어요. 저는 '괜찮다'는 말이 듣고 싶었지요. 네가 어떻게 생겨도 너 그대로 괜찮다고요." (p.129~130)
사실 젠더 고정관념과 성차별주의의 가장 뛰어난(?) 부분은 여성 스스로도 이를 내면화한다는 점이다. '머릿속 남성'의 시선으로 자기를 검열하고 수정하며, 스스로를 성적 대상화한다. 실제로는 선택지가 매우 제한된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임에도, 사회는 이를 여성의 자유로운 선택인 것처럼 그려내고, 때로는 여성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당신이 숭배하든 혐오하든」(p.208)
'네가 어떻게 생겨도 너 그대로 괜찮다'고,
'어떤 얼굴 어떤 생김으로도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고.
(p.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