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실러캔스 Sep 18. 2019

5화. 네트워킹

시애틀에서 직장생활 생존기 - 5

아마존만의 특색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킹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 이직하기 전에는 그저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이 거의 전부였는데 여긴 아니었다.


한국에서도 네트워킹을 특별히 중요시하진 않았다. 물론 지금도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인맥을 만들려는 노력을 굳이 하진 않는다. 하지만 내부 행사를 가면 어떻게든 인적 관계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심지어 조용히 밥을 먹고 싶은 경우에도 옆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며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궁금해한다. 그럴 경우 먹던 숟가락을 놓고 내 소개를 한 후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보게 된다. 행사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지만 실제로 기억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도 나를 잘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한국에 있을 때 가끔 네트워킹의 특명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 호주에 있는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었던 친구와의 네트워킹이었는데 이유는 하는 일이 비슷했고 경험이 많은 친구였기 때문에 멘토로 삼을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컨퍼런스콜을 통해서 그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어쩌다 보니 사내 행사용 발표를 같이 만들고 있었다. 몇 번의 정기적인 컨퍼런스콜을 한 후 행사장에서 직접 만났을 때는 조금은 반가웠다. 그 뒤로도 그 친구의 도움은 조금 더 받을 수 있었기에 좋은 네트워킹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나에겐 아직 어렵다. 낯선 사람들과 얘기하는 것이 직업의 특성이었을 때는 어떻게든 노력하였는데 지금은 직업의 특성에 낯선 사람들을 상대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그러한 노력을 다시 예전만큼 줄였다. 물론 지금은 사무실에 팀 동료 한 명 없기 때문에 (있으나 사무실을 안 온다) 묵언수행을 하느라 조금은 심심한 경우가 있어서 주변에 앉아있는 다른 팀 사람들과 친해져야 하나 하는 생각이 가끔 들 때도 있지만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4화. 인터뷰 - 면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