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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러캔스 Aug 17. 2019

4화. 인터뷰 - 면접

시애틀에서 직장생활 생존기 - 4

사실 다른 회사에서는 어떻게 인터뷰를 진행하는지 잘 모른다. 아마존에서 인터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아마존에 지원한 후에 알게 되었다. 물론 지원하는 직군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큰 의미에서는 동일한 방법으로 인터뷰가 진행된다. 그리고 아마존에 재직 중인 사람들 중에서 "Making Great Hiring Decision (이하 MGHD)" 라 불리는 교육을 통과하게 되면은 누구나가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아마존에서 인터뷰는 일대일로 진행된다. 경우에 따라서 쉐도잉 (Shadowing)을 하러 오는 사람이 따라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인터뷰는 일대일이 원칙이다. 그리고 "이 사람이 현재 팀의 50% 이상의 사람들보다 뛰어난가?"와 "이 사람이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인터뷰를 진행한다.


아마존에 지원하게 되면은 첫 단계는 이력서 검토부터 시작된다. 이 부분을 가장 쉽게 통과하는 방법은 아마존에 재직 중인 사람이 추천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은 보통 이력서 검토에서 탈락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1) 직접 지원을 하거나 2) 헤드헌터를 통해서 지원을 하거나 3) 아마존 채용 담당자가 연락해서 지원을 하는 방법 등이 있다. 아직까지 주변에 이력서 단계에서 탈락했다는 사람은 본 적은 없지만 위의 세 가지 방법으로 지원하게 되면은 떨어질 가능성은 있다.


이력서를 무사히 통과하게 되면은 폰 스크리닝 (Phone Screening) 인터뷰가 진행된다. 한국의 경우는 직접 아마존 사무실에 방문하여서 인터뷰를 보지만 외국의 경우는 정말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보통 폰 스크리닝은 두 차례 진행된다. 기술 직군의 경우는 하나는 기술 관련 인터뷰로 실제 해당 직무에 속한 사람이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보통 그 직군 매니저와 진행하게 되며 대게는 직무 경험에 대한 질문을 하며 그 속에서 지원한 직군과 잘 맞는지를 판가름한다. 보통 한쪽에 결격 사유가 발생할 경우 다음 단계로 진행되지 않는다.


그 뒤에는 룹 (Loop) 인터뷰에 들어가게 된다. 이 때는 최소 다섯 번의 인터뷰를 보게 되는데 모두 일대일로 진행되며 하나당 대략 45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진행 방식은 어떤 직군에 지원을 했는지에 따라서 다르다. 개발 직군에 지원을 하게 되면은 코딩 인터뷰와 애플리케이션 설계 등이 중점적으로 진행된다. 다른 기술 직군의 경우는 팀마다 다르나 다섯 번중에서 하나 이상에서 기술 관련 질문을 한다. 그 외에는 Leadership Principles (https://www.amazon.jobs/en/principles), 흔히 한국 기업에서 말하는 인재상에 맞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을 한다. 면접관들은 각자가 맡은 Leadership Principle에 대해서 질문하는데 예를 들어서 면접관은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이 무엇이며 왜 어려웠고 어떻게 해결하였으며 결과는 어땠나요?"와 같은 질문을 하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자신이 경험한 것을 토대로 최대한 STAR (Situation/Task/Action/Result) 양식에 맞게 논리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어떤 면접관을 만나냐에 따라서 그 질문의 깊이에 차이가 있다. 그래서 거짓되지 않게 일관적으로 사실에 기반하여 깊이 있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룹 인터뷰에는 한 명의 바 레이저 (Bar Raiser)가 들어온다. 바 레이저는 보통 아마존에서 인터뷰 경험이 많고 인터뷰의 시각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바 레이저는 다른 팀에서 인터뷰에 들어오게 되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 사람이 과연 바를 높일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룹 인터뷰가 끝나면 룹 인터뷰에 들어왔던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후보자에 대해서 토론을 진행한다. 토론에 앞서서 사전에 모두 자신이 보고 느꼈던 피드백을 적게 되고, 이때 이 사람을 채용하는데 동의하는지 동의하지 않는지를 정한다. 경우에 따라서 결과가 모두 동일할 수 있고, 결과가 다를 수도 있다. 결과가 동일한 경우 (모두가 동의하거나 모두가 동의하지 않을 때)는 토론이 쉽게 진행되지만 결과가 다를 경우는 토론이 쉽게 진행되지는 않는다. 모두들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왜 후보자를 채용해야 하는지 채용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이때 바 레이저는 계속해서 후보자가 바를 올릴 수 있는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를 묻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은 후 자신의 결과를 변경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 합의가 되면은 채용 여부가 결정된다.

나는 사실 아마존에 들어오기 전에는 인터뷰를 진행해본 적이 없다. 아마존에 들어온 후에는 현재까지 50번 이상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때 한 가지를 마음속에 넣고 들어간다. 과연 이 사람은 나보다 뛰어난 사람인가? 이 질문에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 사람들을 채용하는 데는 동의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채용하는 데는 동의하지 않았다.


인터뷰라는 것이 준비를 많이 한다고 무조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혀 모르고 진행하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어떻게 진행되며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면 좋은지 알 경우 조금이라도 합격 확률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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