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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러캔스 Sep 27. 2019

6화. 승진 - 프로모션

시애틀에서 직장생활 생존기 - 6

직장인으로 생활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승진을 꿈꿀 것이다. 누군가는 더 막중한 책임감(?)을 위해서 승진을 꿈꾸고, 누군가는 금전적인 혜택을 위해서 승진을 꿈꾸고, 또 누군가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 승진을 꿈꿀 것이다.


아마존에서의 승진은 게임에서 말하는 레벨업과 같다 (레벨은 https://www.levels.fyi 참고). 특정 레벨로 입사를 한 후 경험치를 쌓고 내가 쌓은 경험치를 평가받은 후에야 레벨업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게임에서와 마찬가지로 높이 올라갈수록 다음 단계로 가는 과정은 더 험난하다.


한국에서 한 번의 승진을 경험하였다. 바뀐 것은 내부 레벨이 바뀌었고 직함 앞에 Sr. 가 붙었고, 물론 승진에 따른 연봉 인상이 있었다. 하지만 승진을 하기 위해서 갖가지 노력을 하였다. 갖가지 노력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아마존에서는 그저 주어진 일을 잘하는 것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물론 주어진 일조차도 제대로 못할 경우는 더욱 큰일이지만 주어진 일은 당연히 잘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에 해당 업무를 남들보다 기가 막히게 잘하지 않는 이상은 특별한 가점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흔히 말하는 스펙 쌓기다.


이 점은 지금 미국에서 근무를 하는 동안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주어진 일을 잘하면 더 많은 일이 주어지는 것도 한국이나 미국이나 동일하다. 하지만 승진을 하기 위해서는 뭔가 다른 기여를 많이 해야 된다. 이를테면 아마존은 "Hire and develop the best"라는 리더십 프린시플 (Leadership Priciples, LP) 아래 채용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그래서 승진을 하기 위해서는 팀이 커지는데 얼마나 기여를 하였는지, 즉 인터뷰를 얼마나 많이 봤는지를 본다. 물론 하나의 예일 뿐이지만 그밖에 나의 어떤 점이 팀 또는 다른 곳에 기여를 하였는지를 보게 된다. 비슷한 조건을 가진 경쟁자가 많을수록 스펙을 쌓는 것이 더욱 중시된다.


결정적으로 매니저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다. 미국에 온 뒤로는 무슨 특별한 일이 있지 않은 이상 매니저와 1:1 미팅을 매주 하고 있다. 현재 일의 진행상황이나 내가 일 외적으로 기여한 바와 향후 계획, 그리고 매니저가 도와줬으면 하는 일 등을 얘기한다. 물론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매번 모든 것을 전달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그렇게 나에 대한 정보와 승진을 위한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매니저는 승진 시장에 나를 내놓게 된다. 이때 매니저는 마치 사람 장사를 하듯이 나를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어필한다. 어필을 잘하는 매니저일수록 가능성은 높아진다. 물론 승진 대상자가 충분히 준비가 되었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사실 한 번의 승진 뒤에 승진을 해야겠다는 욕심은 없었다. 하지만 시애틀에 온 뒤로 하고 있는 일이 마음에 들고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큰 일을 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그러면서 승진에 대한 욕심도 조금 갖게 되었다. 아직은 6개월이란 시간밖에 지나지 않아서 어렵겠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다시 한번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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