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쿨가이 - 2
시애틀에 온지도 어느덧 두 달 조금 더 지났다. 비가 많이 오는 시애틀,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많은 시애틀이라는 얘기는 익히 들었지만 절반이 넘는 날이 흐리고 비가 온 것이 현실이 되니 내가 정말 시애틀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맑은 날의 시애틀은 정말 맑다. 미세먼지의 고통 속에서 탈출해보고자 시애틀로 오게 되었는데 미세먼지로 받는 스트레스는 시애틀에서는 없다. 다만 흐리거나 비 오는 날의 연속일 때는 햇살이 조금은 그립기도 했다.
그래도 모두들 겨울에 오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얘기한다. 겨울에 시애틀에 온 사람들은 최근 들어서야 해를 보기 시작했다고 하니 말이다. 요 며칠간은 안개가 껴서 흐린 날에 출근을 하는데 집으로 돌아갈 때는 어김없이 해가 뜬다. 해가 있을 때의 시애틀은 생각보다 덥다. 아마도 진정한 여름이 다가오면 그렇게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늘로 가거나 바람이 불면 시원하다 못해 조금은 서늘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변덕스러운 날씨를 가진 시애틀이지만 여름을 향해가는 지금 햇살을 오랫동안 누릴 수 있는 점은 좋다. 물론 일광절약 시간이 적용되어 한 시간이 당겨진 효과도 있지만 시애틀은 북위 47도 정도에 위치하기 때문에 여름에 한국보다는 해가 길다.
첫 번째로 공기질이 한국에 비해서 월등히 좋고 (매일이 한국보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훨씬 좋다) 두 번째로 해가 뜰 때는 정말 밖에 나가고 싶게 만들고 마지막으로 온대우림 (비가 많이 와서 온대우림의 조건을 갖췄다고 한다)으로 인해서 365일 초록빛이 가득하기 때문에 조금은 변덕스러운 날씨를 가진 시애틀이지만 나는 아직 시애틀에서 살고 있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