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실러캔스 Mar 09. 2020

11화. 코로나가 시애틀을 덮치다

시애틀에서 직장생활 생존기 - 11

시애틀. 미국 내 코로나 첫 번째 환자가 나온 곳에서 가까운 도시. 하지만 미국에서 확진자 숫자는 더디게 늘어갔다. 그 사이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글을 잠시 저장한 사이 이탈리아가 두 번째가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많은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비용은 굉장히 비싸다. 그래서 모두들 더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었으나 검사를 받지 않아서 모를 뿐 감염자 숫자가 이미 한국보다 많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어느 날 시애틀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메일이 한 통 왔다. 시애틀 근무자 중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메일이었다. 블라인드는 패닉으로 가득했다. 모두들 몇 층에서 났는지부터 언제부터 그랬는지 등등 수많은 추측과 걱정이 블라인드를 통해서 전해졌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통의 메일이 왔다. 바로 시애틀, 벨뷰에 근무하는 아마존 전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재택을 권유하는 메일이었다. 이미 한국에도 뉴스를 통해서 번해졌겠지만 아마존뿐만 아니라 시애틀에 있는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도 재택근무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 드러나지 않았던 확진자들이 점점 표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일하는 환경이 달라지진 않았다. 팀에서 시애틀에는 거의 혼자 있기 때문에 언제나 회의는 원격으로 진행했었다. 그래서인지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하라는 메일을 받았어도 일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은 없다.


그리고 4월에 디렉터 밑의 모든 인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가 계획되어있었다.  시국에 굳이 모두를 한자리에 모으는 행사를 진행해야 되나 싶었다. 시애틀에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니 나온 후에도 많은 이들이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한국 상황을 기사로 접해본 나만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물론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동료도 있었지만.


다행인 것은 출장에 대한 회사의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서  행사는 잠정 "연기" 되었다는 것이다. 취소가 아닌 연기. 아마존 웹서비스의 글로벌 서밋 행사는 점점 취소가 되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취소가 아닌 연기라니. 믿을  없지만 4월에 코로나 확진자들이 격리되어있는 도시 네브라스카주의 오마하로 일단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가 점점  퍼지는 듯싶다. 전 세계 검사 1위를 달리는 한국도 아직 진정 국면에 들지 못했는데 미국은 이제 시작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미국이란 나라는 아직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10화. 행사를 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