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와우북페스티벌 ' 끝나지 않는 어린 시절, 영원한 놀이의 세계 ' 강연을 우리 집 아이들과 함께 들었다. 프랑스 그림책 작가 카미유 주르디와 박희진 그림책 작가가 들려주는 그들 세상 이야기를 들으며,무엇이 그들에게 그림을 그리게 했으며, 이야기꾼이 되게 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카미유 주르디는 자신의 작업 과정을 상세하게 안내했다. 여기서 '설명했다'가 아닌 '안내했다'라고 표현한 데는 내가 마치 그의 그림책 '집'에 초대를 받은 기분이들었기 때문이다. 생명이 불어넣어진그들을 향한 작가의애정과 열정이 느껴졌으며, 자기 세계에 대한 몰입이 내게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박희진 그림책 '물속에서'를 보고 느낀 건 할머니의 귀찮아하는 모습이 나 같아서 웃음이 났다. 무엇보다 할머니의 몸매와 물속에서의 모습이 좋았다. 물속에서 바라보는 듯한, 보통의 할머니를 보는 듯한 그 시선이 편했다. 물속에서 자유롭게 자기 몸을 느끼며 행위를 하는 모습은 내게 또 다른 형태의 몰입을 보여줬다. 작가는 아이들은 하던 대로 놀면 되고, 어른은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놀이를 배우면 된다고 말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생각해 봤다. 놀이가 무엇이냐고 했을 때, 카미유 주르디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그 세계에 빠져, 모든 질문을 그것과 연결하는 것처럼, 박희진 작가의 그림처럼 몸과 마음의 자유를 주며, 즐기는 것처럼 무언가에 몰입하는 것.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는 순간이 놀이의 순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아이들은 하던 대로 놀면 되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그 놀이를 얼마나 방해를 한 장애물이었나를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끝나지 않는 어린 시절'을 자꾸 '끝나지 않은 어린 시절'로 읽고 있음을 발견한다. 나는 놀이를 모르는 어른이 되었고 어린 시절이 끝났음을 단정 짓고 있다. 그런 내가 안타깝고, 나의 아이들에게 그 안타까움을 주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영원한 놀이의 세계'가 그림책에 있는 것이 아닌 나의 현실에 있음을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