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학교 생사학연구소 김혜미 교수의 인터뷰의 글을 읽다가 '갈등을 감당하는 요소들'이라는 말에 꽂혔다.
나는 감정을 다룰 때도 갈등을 다룰 때도 일관성을 가지고 하나에 꽂힌다. 그래서 내 삶에서 갈등을 유연하게 다뤄 본 적이 극히 드물다. 그 어떤 갈등의 모습이든 유형이든 상관없이 '화'라는 감정으로 대응했고 결론은 갈등의 원인, 시발점, 본질 등과 무관하게 또는 그 보다 더 큰 비중으로 갈등을해결하는 내 방식에 문제 삼아, 나를 비난하고 나에게 화를 내며, 결론은 내가 사라지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이른다.
물론 그것이 얼마나 충동적이고 극단적이며, 화의 최고조모습이라는 걸 모르지 않는다.
문학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삶의 모습과 갈등을 풀어나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그 여러 방식에서 나는갈등을 감당하는 요소들을 간접 경험하게 된다. 그게 내 삶에서 여러 선택지를 늘려줬는가 생각했을 때, 생각에서만 머물고 행동으로 발아되지 못한다는 사실은 나는 안다. 그러나 선택지가 여러 개라는 것, 그중에서 내가 고르고 싶은 건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라는 것이다. 그게 내가 바라는 문학이 내게 주는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수많은 시 속에서도 삶을 연민하고, 의지적이며, 달관하며, 낙천하는 화자를 찾고 닮고자 한다. 그래서 내 글은, 내 사진은 희망을 노래하고, 삶을 긍정하고자 하나보다. 어젠가는 내 삶도 갈등을 감당하는 여러 요소들 중에서 글과 사진처럼 되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