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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무 Jul 07. 2024

담쟁이

나의 외침과 시듦

도종환의 시, '담쟁이'는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그렇다면 나에게 담쟁이는 어떻게 보이는가? '담쟁이 잎 하나가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그 단합과 협력이 내 눈엔 보이지 않는다. 담쟁이 잎 하나가 시들고 나가떨어져 나뒹구는 모습만 보인다. 마치 우리 반이 단합되지 못하는 벽이라고 보고 시들어 나가떨어진 담쟁이를 나로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남아있는 담쟁이는 초록이다. 난 나가떨어졌지만, 남은 초록이 벽을 다 뒤덮길 바란다. 그래서 벽 같은 아이들이,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들이 초록 세상이 있음을, 협력하는 삶이 있음을 알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나의 침과 시듦이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 수 없으나 그래도 간절히 소망한다. 벽을 치고 사는 너희에게 초록 담쟁이가 가득하길. 혼자 고립된 삶이 아닌, 협력하는 삶을 살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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