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창현 Oct 14. 2020

나는 10년 후 내가 원하는 일을 하게 될까?

나를 바꿀 수 있는 간단한 방법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내가 10년 전에 원했던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그 때 내가 원했던 일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나는 5년 전에 내가 원했던 일을 하고 있다.

그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나는 나이를 먹었다.

나이를 먹었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늙어간다는 것임과 동시에

'나'라는 인간과 동거 일수가 높아지면서,

나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소한 나를 '제어'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나'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운전을 매일 하는 사람이 카레이서 운전실력은 되지 않을 지언정

운전이 쇠퇴하지는 않는 것처럼,

우리는 조금씩 동거인, 나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된다.


먼저 이것부터 밝히고 시작해보자.

20년 전 나는 영화감독, 혹은 음악감독이 되고 싶었다.

10년 전 나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5년 전 나는 연구원이 되고 싶었다.


나는 연구원이 되었다.

왜 5년 전 꿈은 이뤄졌는데,

10년 전 꿈이나, 20년 전 꿈은 이뤄지지 못했을까?


아주 간단한 대답은,

공부나 해야 할 샌님이 영화감독, 음악감독, 소설가와 같은 다소

낭만적인 꿈을 꾸었고, 대강 그 꿈을 꾸다가 지레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 문장은 거의 대부분을 설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부족하다.

나는 공부만 하는 샌님도 아니고,

소설가나 음악감독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조금 더 진실에 가까운 문장은,

5년쯤 전부터는

이렇게 하면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나는 그대로 했으며, 10년 전이나 20년 전의 꿈이 아닌

5년 전의 목표를 이뤘다는 것이다.


아마 이 방법대로 10년 전, 20년 전에 그대로 했으면,

영화감독, 음악감독 뭐든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찬욱이나 봉준호같은 영화감독은 못 될지 몰라도,

적어도 나는 영화를 찍는 감독입니다, 라는 명함정도는 가지고 다니면서

영화로 돈을 벌고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렇게만 했더라면...


잠깐 이야기를 돌려서,

유튜브에서 얼마 전 꼰대를 욕하는 동영상을 보았다.

여러분 이렇게 하면 꼰대에요,

물어보지 않는데 알려주지 마세요.


맞다. 공감한다.


그런데,

꼰대를 욕하는 것은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아침부터 밤까지 꼰대가 되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또 지나가는 꼰대를 욕해도 꿈에 가까워지지 않는다.


노오력만으로는 안돼요.

개천에서 용나는 세상은 끝났어요.


이런 마인드로 세상 탓을 해도 꿈에 가까워지지 않는다.

나보다 잘난 사람을 끊임없이 질투하면서


"쟤는 피아노도 못 치는데 가수가 됐어."

"쟤는 영어도 못하는데, 유명한 학자가 됐어.”

"쟤는 맞춤법도 틀리는데 소설가가 됐어."


이렇게 말하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아왔다.


너무 빙빙 돌아왔는데,

나를 제어(혹은 조절,  whatever)하는 방법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지금부터 본론이다.

나를 제어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예를 들어서,

아침에 일어나서 이런 생각을 한다.

"오늘 밤 10시에는 책을 읽고 있어야지."

혹은 이런 생각을 한다.

"오늘은 브런치에 글을 하나 써야지."


자, 잠 자기 전에 생각해본다.

오늘 밤 10시에 나는 책을 읽고 있었는가?

오늘 나는 브런치에 글을 썼는가?


만약 여기에서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뭐든지 할 수 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을 해본다.

"자, 나는 지금부터 5시간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겠어."

5시간이 흘렀다.

당신은 담배를 피웠는가?

만약 안 피웠다면 당신은 향후 5년, 혹은 영원히 담배를 끊을 수도 있다.

그게 내가 담배를 끊은 방법이다.


오늘 아침에 나는 출근하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오늘은 야근해야겠다.

그래서 야근을 했다.


소설가가 되고 싶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한다.

오늘은 자기 전에 1장만 쓰고 자야지.

그리고 쓰고 잔다.

내일 또 쓰고 잔다.

3년만 매일 결심하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는 보장은 못하겠지만,

소설가가 될 수 있다.


아침에 결심한 일을 저녁에 할 수 있는가?

매일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즐겁다.

만약 내 자신에게 졌다고 해도 슬퍼할 필요가 없다.

우리에겐 내일이 있기 때문이다.

내일 아침에 또 저녁에 할 일을 결정하고 그걸 지키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건 후, 가장 많이 받는 질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