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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현 May 26. 2021

잠이 오지 않을 때 대처법

글을 쓴다

20대 대부분 나는 혼자 살았다.

잠도 혼자 잤다. 혼자서 불쑥 깨어나 밤새 깨어있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것도 없었다.

집에 작은 TV가 있었는데 불쑥 불청객처럼 잠에서 깨면 TV를 켰고 거의 아침이 될 때까지 자지 못했다

잠이 오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더 정신이 명료하게 깨어난 느낌이었다  

그리고 잠을 자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다 소모해버리고 1-2시간 가수면 상태가 되었다가 학교를 가곤 했다  

그러면 제한된 에너지를 다 써버려서 하루 종일 졸렸다

요즘은 잠이 안 오면 그냥 잠을 포기해버린다

그러면 읽어야 할 책, 봐야 할 영화, 해야 할 명상을 할 수 있어 돈을 버는 느낌마저 들었다  

잠이 안 와서 잠이 올 것 같은 영화를 봤는데 의외로 재밌었던 경험, 나 혼자만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런 적도 있었다

잠이 오지 않을 때, 혼자 살 때는, 책을 낭독했다

의외로 좋은 경험이었다

평소 잘 신경쓰지 않던 내 발음에 집중하면서 책의 내용에도 더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란 책을 이렇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다른 책보다 이 책의 내용은 내 기억에 조금 더 선명하게 남아있다


잠이 오지 않을 땐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도 좋았다


평소엔 잘 보지 않을 것 같은 자연의 신비라든가 살인사건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도 좋았다 이열치열이라고 오밤중 오싹함을 배로 즐기는 것이다

오밤중에 차라리 공포영화를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기왕이면 이어폰 끼고 소리 켜고 진짜 오싹함을 느껴보는 거다 아 생각만 해도 오싹하다 참고로 이렇게 보았던 영화는, 공포영화는 아니지만, 양들의 침묵이었다 진짜 오싹오싹


긴 미드 하나를 정해놓고 잠이 오지 않을 때만 보는 것도 방법이다  개인적으론 스파르타쿠스, 프렌즈, 로스트를 이렇게 주파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잘 이용하진 않지만, 유튜브에서 물리학이나 수학 강의를 들으며 잠을 청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당신이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잠이 오지 않을땐 글을 쓰는 것을 추천한다  어차피 말똥말똥해진 정신은 여러분이 글을 쓸 때 가지고 싶은 그런 정신상태이기도 하다  막상 여러분들이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땐 오히려 여러분을 괴롭히는 요소가 생각보다 많다 오롯이 나 자신과 스마트폰 불빛에만 의존해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잠이 오지 않을 때이다


또 잠이 오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건, 망상 속으로 빠져들기이다 이 때 요령은 자신의 과거로 여행하기 보다 경험해본 적 없는 미래를 경험하라는 것이다 나에게 상처준 사람을 떠올리기 보단 내가 날아다닐 수 있다면 뭘 할까 이런 망상을 즐기는 것이 정신 건강에 훨씬 좋다  


혼자 산다면 자다 일어나 달밤의 체조도 좋다 푸셥, 윗몸 일으키기, 스트레칭 뭐든 좋다 씻어야 할 만큼 땀이 나지 않을 정도로만 운동하는 것도 좋다


잠이 오지 않으면 이렇게 할 일이 많다 그러므로 잠이 안 온다고 걱정하지 말고 그냥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자 잠이 오면 그 때 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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