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요즘 하는 생각들
1. 시간이 부족하다.
내가 벌여놓은 일이 overwhelming 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시간을 돈 주고 사고 싶은 지경까지 왔다.
- 개발 프로젝트: 시작 but 지체
- 프로그래밍 저술 1: 상당히 진전 but 난관
- 프로그래밍 저술: 개정판 작업: 시작 but ...
- 교양입문서 집필: 이건 상당히 씀...
- 유튜브: 지체 중 but 다시 시작
- 프로그래밍 유튜브: 이건 시작해야지...
- 운동: 그래도 이건 꾸준히
2. quote: "하나만 쭉 하면 잘 할 수 있다."
얼마 전 누구를 만나서 한참 이야기를 했는데,
그 분 말씀이, 잘 하는 게 많은 사람들은 힘들게 산다, 고 하셨다.
그냥 이거 하나 열심히 쭉 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리를 잡고
성공의 근처까지 갈 수 있는데(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이것 저것 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은 그걸 다 해보다가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소진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재능" 이야기를 하지만, 겸손한 게 아니라,
별로 재능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굳이 따지면 '재능'이 아니라 '성향'의 문제인 것 같다.
3. 이제 어떻게 하지?
많은 시간, 약간의 불안을 안고 산다.
이 일이 잘못 되면 어떻게 하지?
이 일은 생각만큼 잘 안 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지?
그런데, 어쩌면, 아주, 어쩌면 말이야...
본업 말고는 사실 어떻게 되어도 상관이 없는 일이다.
내가 지금부터 다 손 놔도 세상은 돌아갈 것이다.
인터뷰 기사에서도 말했지만, 누가 나에게 "이 책 꼭 써주세요." 한 적이 없으니까.
마음 속에 이렇게 부담을 안고 살아가느니 그냥 손 놓고 싶다,
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다.
4. 왜 놓을 수 없을까?
가끔은 도망가도 괜찮다고 하지만,
나는 사람들과 약속에서 도망가기가 싫다.
잠깐 힘들어서 숨을 지언정,
"아, 이 사람은 이 일을 drop했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기 싫다.
그런데, 사실 많은 것을 drop한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훌륭한 학자 되기.
대학원 오래 다닌 만큼, 전문 학자가 되려는 마음이 왜 없었으랴.
지금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왜 교수가 되(려고 하)지 않느냐?"이다.
나는 내 판에서 놀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남이 만들어 놓은 판때기에서 노는 건 직장 하나로 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
다른 판때기로 가봐야, 그 판이 그 판이라는 강한 확신이 든다.
결국 내 판때기 없으면 다 도로묵이다.
5. 출근 시간이 다가온다.
그동안 잠 안자고 엄청 뭘 써댄 것 같다.
어떨 때 보면 진짜 스스로 대견하고,
어떨 때 보면 진짜 왜 이러고 사니.. 싶다.
꾸역꾸역 직장 끝나고 뭘 써야 하는 삶,
남들보다 더 잘하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꾸역꾸역 유튜브를 찍고
보지도 않을 영상을 몇 시간씩 돌부처처럼 앉아서 편집하고
남들이 읽지도 않을 책을 쓰고 앉아있고,
그럼으로 인해서 뭘 하고 싶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 당신 참 열심히 사는 사람인 것 같아요.
이런 말 들으려고? 노웨이.
돈으로 바꿔먹을 수 없는 칭찬을 받고 싶을 나이는 좀 지난 것 같네요.
6. 기성세...대?
옛날에 어떤 형이 우리도 기성세대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했는데
속으로 코웃음 쳤다. 아직도 사회 나가면 우리는 애기 취급 받는데 무슨 기성세대?
솔직히 사회 나가면 40후반50대가 다 해먹는 판때기 아닌가?
그런데 요즘 그런 생각이 든다.
이제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도 참 많구나.
그들도 내가 20대때 막막했던 것처럼 그런 삶을 살고 있을 수 있겠구나.
그들이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지만, 어떤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그런 생각으로 책을 쓰는 거다.
'Cause they need something.
7. 일본어 공부
확실히 나이를 먹었나 보다.
열심히 하는 건 아니지만, 잘 늘지 않는다 실력이.
하지만 매일 조금씩은 한다.
넋두리 끝...
출근 준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