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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현 Nov 13. 2018

논문과 다이어트를 통해서 본
"나"를 바꾸는 방법

지금도 나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저는 잘하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영어를 잘 하고 싶습니다. 

운동을 잘 하고 싶습니다. 

소설과 시를 더 많이 읽고 싶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잘 하고 싶습니다. 

노래와 작곡을 잘 하고 싶습니다. 


이와 같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다름 아닌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어느 순간 느꼈습니다. 

유학을 갔다올 만큼 집이 부유하지 못해서 영어를 잘 할 수 없다고 핑계를 대지만, 

세상엔 유학을 다녀오지 않아도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많으니까요. 

영어를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사람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부유함'이 다르다는 것과 '사람'이 다르다는 것은 다르겠지요. 


그런데 문득 돌이켜보니 나는 나를 제법 바꿔온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는 것이 '나'를 바꾸고 싶어하는 다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서,

혹은 지금 이 순간도 더 바뀌고 싶어서 한번 경험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지금 나 자신을 더 대단하게 바뀌지 못하는 한심한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삼십 몇 년을 살다 보니 몇 가지 해놓은 것들이 생각납니다. 


1. 박사학위: 뭐니뭐니해도 서른 넘게까지 학교에 있으면서 박사학위를 받은 것을 꼽고 싶습니다. 사실 굳이 따지자면 학위보다 저는 '박사논문을 쓴 것'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2. 가정: 어찌어찌하여 네 식구 단란한 가정을 꾸려 아직까지 잘 살고 있네요.^^

3. 책: 30대에 여행기 한 권과 컴퓨터 활용서 1권을 썼습니다. 매년 1권씩 쓰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지만, 허허허 웃고 맙니다. 

4. 운동: 6월경 0.1톤 중량 근처에서 운동으로 최소 12kg 정도 감량했습니다. 언젠가 제가 원하는 몸무게까지 약 6kg 정도가 남았습니다. 처음만큼 빨리는 아니지만 지금도 조금씩 빠지고 있답니다. 


하지 못한 것들도 만만찮게 많습니다. 

1. 노래와 작곡, 기타연주: 어렸을 때부터 저는 노래와 작곡, 편곡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지금이라도 해보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네, 쉽지 않더군요. 

2. 더 많은 독서: 학위하느라 시간을 많이 보내느라 독서를 조금은 한 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계 문학전집에도 아직 읽지 않은(혹은 읽을 계획이 없는) 작품들이 많고, 읽을 짬도 능력도 되지 않는 것 같아 항상 아쉽습니다. 

3. 영어: 아마 평생 숙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영어로 학위논문을 쓰기는 했지만, 그 때뿐, 유학파나 네이티브 앞에 가면 한 없이 작아집니다. 더 잘하고 싶지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게 되는, 뭐랄까, 참 말하기가 알쏭달쏭합니다. 

4. 글쓰기: 사실 페북과 블로그에 글을 쓰느라 이른바 '각 잡고 쓴 글'이 적은 것 같습니다. 최근 모 신문사(충남일보)에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2주에 한번씩 겨우 신문사에 보내는 1200자 칼럼을 쓸 정도이니, 중편이나 장편은 꿈도 꾸지 못하겠지요. 

5. 컴퓨터 프로그래밍: 저는 프로그래밍을 이용한 주식 자동매매와 부동산 빅데이터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실 아직까지 저질 프로그래밍 실력으로 인하여 혼자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럭저럭 괜찮은 거 아니야? 

뭐,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저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무엇보다도 살 날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가급적 더 많이 해보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 위해선 여전히 "나"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시간을 쪼개고, 더 스마트하게 일을 처리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나 자신을 너무 궁지로 몰아넣거나 지나치게 많은 일정을 소화하게끔 만들어서 나를 고갈시키지 않는 것이 숙제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론하고,

이제부터는 '나'를 바꾼 경험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합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나를 바꾸는 방법도 드러내보도록 하겠습니다. 두가지 경험(학위논문 쓰기와 다이어트)를 바탕으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 저는 가장 먼저 나를 설득시켜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박사과정이 학위논문을 쓰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처음에 의도치 않은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논문주제가 도저히 생각나지 않아 등산을 해보기도 하고, 아침마다 새벽길을 산책하면서 망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주변사람을 찾아다니면서 무슨 논문을 써야 하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주제를 잡은 뒤에는 어떻게 써야 하느냐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저는 한참동안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던 것일까요? 돌이켜보면, 저는 논문을 '당연히 써야만 한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논문을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생각을 덜 했던 것 같습니다. 논문을 왜 써야 한다면, 당연히 졸업을 하기 위해서 써야만 하겠지요. 그러나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았습니다. "왜 '이' 논문을 써야 하는가?", 즉 내가 쓰려고 하는 이 논문이 왜 세상에 나와야 하는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세상에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이 많을텐데, 왜 내가 쓰는 논문이 나와야만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박사학위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 말고, 내가 이 논문을 써야만 하는 이유를 찾으면 그 다음부터는 조금 더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제 논문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좀 지루한 이야기지만 최대한 짧게 해보겠습니다. 제가 쓴 논문의 제목은 'Public-private production of space: the financial geography of infrastructure provision in South Korea'이라는 제목인데, 사실 제목부터가 해석이 잘 안되는 제목이라 죄송합니다. 요는 '민간투자사업을 통한 도로 건설'이라는 주제입니다. 인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천안논산고속도로가 민간투자사업에 의해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거기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파헤친 논문입니다. 


논문을 쓰면서 저는 두 가지 궁금증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면 이 논문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데이비드 하비의 이론을 어떤 방식으로든
'손에 잡히게'(tangible)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첫번째는 약간 이론적인 이야기인데, 데이비드 하비라는 학자가 있습니다. '자본의 한계', '포스트모더니티의 조건'이라는 글로 유명해진 학자인데요. 사실 대학원에 들어갈 때부터 데이비드 하비의 책은 난해하기로 유명했습니다. 저도 자본의 한계를 서너번 읽었던 것 같지만, 아직까지도 다 이해했다는 확신은 없습니다. 그런데 데이비드 하비의 글은 전 세계적으로 인용수가 엄청납니다. 이렇게 난해하고 인용수가 엄청난 데이비드 하비의 이론을 어떤 방식으로든 '손에 잡히게'(tangible)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제 논문이 하비 이론에 대한 '검증'을 시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달성'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습니다. 어쨌든 '하비의 이론을 검증하자'는 것이 논문을 써야만 하는 첫번째 이유였습니다. 


두번째는, 실무적으로 민간투자사업에 대해서 실무자와 국민 사이에 견해차가 많은데 그것을 합리적으로 이해해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금융자본이 후순위채를 통해서 자본을 조달하여, 이자를 빼먹는 방식에 대해서 국민들은 분노하는데, 그 금융자본도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 주제를 가지고 2년반씩이나 공부를 해야 하느냐 하는 생각도 하지만, 그래도 이 주제를 파기 위해서는 정치경제학뿐만 아니라 재무관리, 현금흐름 모형, 재무제표, 손익계산 등 회계와 재무에 대한 지식이 필요했습니다. 어쩌면 남들은 경영학 학부시간에 배우는 기본기를 다지느라 개인적으로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던 것 같습니다. 


회계와 재무에 대한 눈을 뜨고 싶었습니다. 

저는 이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함으로써 회계와 재무에 대한 눈을 뜨고 싶었습니다. 회계와 재무의 눈으로 보면 하비의 이론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일단 제가 회계와 재무에 눈을 떴다고 말하는 것이 가능할지 일단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희미하게 거기에 어떤 세계가 있는지는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었고, 결정적으로 회사에 와서 실무에 뛰어들자 그 의미를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두번째 목적은 어느 정도는 달성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주의하세요. 저는 재무와 회계에 "눈을 떴다"고 했지, 회계나 재무설계를 할 수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 둘은 매우 다릅니다.)


논문을 쓰는 기간은 이 목적을 발견하기 전과 후로 나뉩니다. 목적을 발견하고부터 저는 누구보다도 재미있게, 즐겁게 목표를 향해서 달려갈 수 있었습니다. 산에 오르면서 막연하게 논문을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하지 않아도, 오늘 논문을 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목적이 명확해지는 순간 해야 할 일과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쉬웠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논문을 쓰기 위한 목적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논문을 쓸 수 있는 '나'로 바뀔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논문 이야기는 하는 것이 아닙니다. 꺼내는 순간 말이 길어지고, 여기까지 독자분들이 따라올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어려운 느낌을 주는 글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만.. 그래도 이어가 봅니다)


운동과 관련하여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석사 박사과정을 거치면서 잦은 음주와 폭식으로 인하여 살이 많이 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어떤 몸무게를 넘는 순간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살을 빼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방아쇠'를 당겨준 것은 의사의 한 마디였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머리를 한 대 땡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운동과 다이어트를 해야겠구나, 라는 결심을 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겪는 평범한 이야기일지 모릅니다. 그런데 박사논문을 통해서 깨달은 결론을 통해 저는 조금은 특별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저는 매일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서 

"나를 설득하자"

는 생각으로 비디오를 감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찾은 것은 "조깅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자료였습니다.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꽤 많은 후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조깅이 어떤 효과를 가져다주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갑론을박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나온 후기와 의견들을 한자도 빼놓지 않고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조깅이라는 단순해보이는 행위에도 상당히 많은 의견이 분분하더군요. 예를 들면, 착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유산소운동을 몇 분정도 해야 하는지, 무산소운동과 병행을 해야 하는지 등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제가 관심있게 보았던 것은 

조깅이 실제 사람의 몸을 바꾼 사례

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달리기를 하면 살이 진짜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나에게 설득시킨 셈이지요. 뚱뚱한 몸을 조깅으로 탄탄한 몸으로 바꾼 유튜브 비디오들을 보면서 저는 제 자신에게 어쩌면 뇌리에 "조깅을 하면 진짜 살이 빠진다"는 것을 각인시킵니다. 


사실, "조깅을 하면 살이 빠진다"는 단순한 명제를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주워 들은 지식으로 아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우리의 뇌는 '보고' '들은' 것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문장으로 존재하는 것'을 쉽게 저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문자'라는 텍스트를 이용하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나를 설득하기 위한 훨씬 효율적인 방법은 바로 '영상'과 '이미지'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유튜브 채널을 나를 바꾸기 위한 수단으로 많이 활용합니다. 조깅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의 비디오를 보고 또 보면서, 1. 나도 할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과 2. 진짜 되는데? 라는 생각을 주입시킨 것입니다. 


영화 '인셉션'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의뢰인의 생각을 바꿔놓기 위해서 아주 심연의 꿈의 이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나'를 설득하기 위해서 유튜브를 주로 활용합니다. 즉, "조깅을 하면 몸이 바뀐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설득시키는 것입니다. 인간의 뇌는 생각보다 학습능력이 떨어져서, 어떤 '행동'을 바꾸는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나'가 잘 바뀌지 않는 이유는 나를 너무 쉽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와 같은 설명이 정 어렵다면,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기억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조깅을 하고 싶으면, 나를 조깅을 하고 싶어하는 나로 바꿔야 한다


물론 저는 이 하나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은 분명히 됩니다. 매일 체육관에, 혹은 운동장에 나가게 하는 힘은 되지 않지만, 한번은 나갈 수 있습니다. 


한 일주일 정도 조깅 다이어트 비디오를 지겹도록 보자, 저는 '한번 나가볼까'라는 생각을 하고 나가서 그 자리에서 3개월동안 헬스장을 끊었습니다. 이것이 지금 2018년 6월 어느 날에 있었던 일이고, 11월 13일 글을 쓰는 현재, 꾸준히 달리기를 하여 12kg을 감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헬스장을 등록'한 행위보다 어쩌면 '조깅 다이어트 비디오를 유튜브로 시청한 것'이 제 다이어트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반복된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동영상과 이미지로 먼저 훈련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여러분을 자극시켜줄 동영상은 유튜브에 얼마든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여전히 저는 더 변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바꾸는 일'을 여러 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의 행동패턴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몇 가지 경험을 통해서 저는 '된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앞으로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이 글을 쓴 구체적인 목적은 '나 자신을 변화시키자'는 것입니다. 이 글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저의, 또는 독자분들의 행동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튜브 비디오를 하나 추천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youtu.be/NkziGflws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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