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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현 Oct 25. 2019

불행했던 결혼을 드러낸 한 문장

내가 좋아하는 프렌즈(Friends)의 대사와 장면들

안녕하세요. 영어공부하는 지리학자입니다. 내년부터 프렌즈가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단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보고 있는데요. 미드 프렌즈에서 발견한 주옥 같은 대사를 기억하고, 또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어 간단한 메모를 남깁니다. 


시즌 2 에피소드 24: 베리와 민디의 결혼식


배경

모니카는 리처드와 춤을 추고 있다. 모니카와 리처드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리처드는 아이를 가지고 싶어하지 않는다. 모니카는 아이를 가지고 싶어한다. 리처드는 춤을 추면서 “생각해봤는데 당신이 ‘좋아한다면’ 내가 노력해보겠다”라고 말한다. 모니카는 리처드가 아이를 가지길 원하지 않지만, 나를 위해서 ‘해야만 한다’(have to)라는 말에 둘이 함께 할 수 없음을 직감한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둘은 춤을 추고 있다. 모니카는 조용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말한다. 


대사(모니카):

Oh my God, I can't believe what I am going to have to say. (드라마에서는 gonna라고 말한다, 이하 동일)

세상에, 내가 이런 말을 해야 하다니...


I want to have a baby. (드라마에서는 wanna라고 말한다, 이하 동일)

나 아기를 가지고 싶어요.


But I don't want to have one with one who doesn't really want to have one. 

(with one who --> 거의 들리지 않는다. '윗수')

그러나 아기를 정말로 가지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과는 가지기 싫어요.

 

느낌

음악, 표정, 인토네이션, 짤막한 대사를 통해 복잡한 감정과 생각이 한꺼번에 느껴진다. 결혼은 하고 싶지만,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게 하면서까지 할 수는 없다는, 그리고, 결혼하지 않을 사람과 계속 만날 수도 없다는 표현을 저 몇 개의 단어로 된 문장으로 표현해버린다. 이 대사는 정말 몇 십번 들은 것 같다. 


시즌 2 에피소드 11: 캐롤과 수잔의 결혼식 


배경

프렌즈의 1편에서 레이철은 약혼자 배리랑 결혼식 파토내고 무작정 모니카에게 찾아온다. 시즌2에서 레이철의 엄마는 무작정 찾아와 아빠와 이혼할 생각임을 밝힌다. 이혼할 생각에 들뜬 레이철의 엄마는 ‘마리화나 없냐’, ‘요즘은 섹스를 어떻게 하냐’는 등 이상한 질문을 던진다. 참다 못한 레이철은 엄마에게 화를 내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사

Rachel: I cannot have this conversation with you. (이미 화가 났다.)

I mean, god, you just come in here and drop a bomb on me before you even tell Daddy. 

(레이철은 당황하거나 화났을 때 습관적으로 '갓'이란 말을 잘 내뱉는다). 

What do you want? Do you want me my blessing? 

(No.) You want me to talk out of it? (No.) 

Then, what? What do you want? 


레이철은 엄마에게 화가 났다. 

이런 뉘앙스: 엄마 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어요. 엄마, 지금 아빠한테 얘기도 안하고 나한테 지금 폭탄선언을 하고, 뭘 원하세요? 축복을 원해요? (아니) 내가 말려주길 바래요? (아니) 그럼 뭘 원하세요? 


엄   마: I guess I figured of all people, you would understand this. 

(처음엔 잘 안들렸다. 잘 들어보니 사람들을 다 떠올려봤는데... 너는 이해할 줄 알았다는 뜻이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넌 날 이해할 줄 알았지.


Rachel: How on earth would I understand this?

(On earth를 엄청 강조한다)

도대체 내가 어떻게 이걸 이해해요?  

엄    마:  You didn't marry your Barry honey, but I married my …. 

넌 (결혼하기 싫어서) 배리랑 결혼하지 않았잖니, 그런데 나는 (네 아빠랑) 결혼했단다.

 

느낌

레이철은 할 말을 잃고… 엄마를 측은하게 쳐다본다. (표정이 압권)


매번 이 응축력에 놀란다. 엄마는 정말 많은 말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도 사랑을 찾고 싶고, 아이들을 키우느라 힘들었고, 사실은 행복하지 않았고.. 그 모든 말이 저 몇 마디 말로 표현된다. 

정확히 하자면, “너는 너의 배리랑 결혼하지 않았잖니, 나는 결혼했어.” 


이 한마디로 길었을 결혼생활의 거의 모든 내용이 상상된다.

 여성으로서의 하고 싶은 것과 욕망을 통제하며 지냈어야 하는 

수많은 순간이 한번에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런 한 칼이 있는 대사를 나는 좋아한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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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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