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창현 May 27. 2020

라푼젤을 한번쯤 영어자막으로 봐야 하는 이유

Mother knows best 전후 라푼젤과 고델의 대화를 중심으로 

한국에서는 라푼젤의 인기가 겨울왕국만큼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2010년 작품이니 요즘 어린이들은 일부러 부모님이 보여주지 않는 이상 잘 볼 일이 없죠. 


영어공부 마니아들 사이에서 "라푼젤 한 편 외우기"와 같은 프로젝트들도 제법 있었을만큼, 라푼젤은 마니아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랍니다. 


라푼젤 영화의 영어 제목은 Rapunzel이 아니라 Tangled(머리가 뒤엉킨)이죠. 그리고 라푼젤의 원작은 안데르센의 동화입니다. 디즈니에서 각색된 동화보다 조금은... 오늘은 디즈니 영화를 위주로 이야기하기로 하죠. 사실 라푼젤을 이해하려고 한다면 성녀 바르바라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긴 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라푼젤의 역사적이고, 스토리적인, 혹은 아름다움 측면에서 이야기를 나눌 것이 아니라 영어를 배우는 텍스트로서 한 번 이해해볼까 합니다. 


맨디 무어의 또박또박 예쁘고 정확한 발음

사실 영화 라푼젤에서 대사는 크게 둘로 나뉩니다. 라푼젤의 대사와 플린, 고델, 불량배들 등 인물들의 대사죠. 그런데 라푼젤이 하는 대사는 정말 발음이 또박또박하고 듣기나 말하기 연습을 하기 너무 좋은 텍스트들입니다. 겨울왕국의 크리스틴 벨도 그렇지만, 라푼젤을 연기한 맨디 무어 역시, 노래실력뿐만 아니라 발성과 전달력이 엄청 뛰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 고델이 돌아오자 

Hi, wecome home, mother. 엄마 어서오세요. 

라고 라푼젤이 말합니다. 사실 별거 없는 대사죠. 이 대사 하나도 정말 고막에 쏙쏙 들어오게 발음을 해줍니다. 

Then I don't know why it takes so long. Oh, darling. I'm just teasing. 별거 아니라면 머리카락을 내려주는데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는 거지? 오, 얘야, 농담이란다.


고델이 아주 얄밉게 말하죠. 자기를 머리카락으로 힘들게 끌어올려준 라푼젤에게 참 너무한단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I'm just teasing."(농담이야)


so I'm just going to tell you it's my birthday! Tada! 그래서 그냥 제가 말씀드릴게요. 내일이 바로 제 생일이라구요. 짜잔!

외국에선 짜잔을 Tada!라고 하더군요. 이런 문장이 나오는데, 아주 기본적인 문형입니다. 그런데 아주 자연스럽죠. 이런 문형들을 머리 속에 외워놓으니 정말 말하기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I distinctly remember. Your birthday was last year. 엄마가 정확히 기억하고 있어. 네 생일은 작년이었어

다음은 고델의 문장인데요. 아무리 가짜 엄마라지만, 너무 놀랍지 않나요? 네 생일은 작년이었어. 올해 또 있을리가 없다는 말이죠. 사실 여기서 두가지 가능성이 있어요. 첫번째는 고델이 정말로 라푼젤의 생일을 모를 가능성, 그리고 두번째는 생일을 모르는 척 할 가능성이죠. 왜냐하면, 생일인 걸 알면, 라푼젤이 자꾸 불편한 '등불'과 라푼젤의 관계를 연결시킬지 모르기 때문이죠. 일부러 생일인 걸 알면서 모르는 척할 수도 있는데, 사실 영화 안에서 더 확인할 방법은 없어요.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라푼젤이 자꾸 등불 이야기를 하는 것을 고델이 굉장히 불편해하고 싫어한단 것이죠. 

Okay, okay, Rapunzel, please stop with the mumbling. 그래, 라푼젤. 중얼거리지 말고 말해봐라.

어른들이 아이들 괴롭힐 때 하는 말은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같은가 봅니다. 한국에서도 어린 아이에게 "쭝얼쭝얼 하지 말고 똑바로 말해봐"라고 하지 않나요? 고델도 라푼젤에게 무안을 줍니다. 사실 그런데 잘 들어보면(아래 영상에서 일부러 라푼젤이 약간 더듬는 척을 했지만), 라푼젤은 또박또박 말을 합니다. 다만 서론이 좀 길었을 뿐이죠. 

blah, blah, blah, it's very annoying. 뭐라 뭐라 이야기하는 거 정말 거슬린단다.

얄미운 것도 재능이랄까요? 고델은 라푼젤을 이상하게 흉내내면서 "짜증난다"고 이야기합니다. It's very annoying은 짜증난단 뜻이죠. It's very frustrating. 해도 될 것 같아요. 

I want to see the floating lights. 저 등불 보고 싶어요.

정확히 말하면 "날아다니는 불"(floating lights)죠. 이 때 라푼젤은 이 불의 정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몰랐기 때문에 lights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사실 이와 유사한 문장은 영화에서 엄청나게 많이 나오죠. 그만큼 꿈을 잃지 않은 라푼젤의 정신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 비슷한 문장이 여러 번 나옵니다. 

Oh, you mean the stars.  아, 그 별들 말이로구나.

고델이 이 말을 하는 건, 분명 그것이 "별"일 뿐이라는 뉘앙스를 주는 거죠. 다른 것이 아니고 별일 뿐이므로 가까이 가서 보는 것과 여기서 보는 것이 별 차이가 없다, 고로 그냥 탑에 있으면 된다는 뜻이에요. 

여기에서 잠깐 말을 주고 받다가 노래가 나옵니다. 

Look at you, as fragile as a flower 한송이 꽃처럼 연약한 너를 보렴 Still a little sapling, just a sprout. 아직 어린 나무인 너, 새싹같은 너 You know why we stay up in this tower 우리가 왜 이 탑에서 지내는지 알잖니~

이렇게 노래를 시작하죠. 

사실 노래가 3절이나 있을 정도로 OST 치고는 조금 긴 노래인데, 영화에서 보면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이런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사실 고델이 라푼젤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하는 거죠. 

그래서 결국 불을 볼 생각을 좌절시키려고 하는 거죠. 


여기서 재밌는 단어가 sprout인데요. 해리포터에 보면 약초학 교수 이름이 Sprout이더라고요. 새싹이죠. 꼴찌마녀 밀드레스에서는 교장선생님 이름이 Cackle 이신데요. 캐클은 영어로 '꼬꼬댁'하다란 뜻이죠. 


여하간 어린 시절부터 고델은 라푼젤에게 이렇게 말하죠. 

The outside world is a dangerous place filled with horrible, selfish people. 바깥세상은 무섭고 이기적인 사람들로 가득찬 아주 위험한 곳이기 때문이야.

어린 시절이 이렇게 말을 하고 탑에 가둬놓았으니, 자신이 한 거짓말을 들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라푼젤이 밖으로 나가면 안되겠죠? 

결국 라푼젤은 심각한 표정으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하고 싶은 말이 원래 이거였던 거죠. 

Don't ever ask to leave this tower again. 다시는 탑을 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하지 말거라.


자 그럼 다음 영상을 보면서 라푼젤과 고델의 연기를 한 번 눈여겨보도록 하실까요? 


https://youtu.be/C4Mgx0JuTv8

매거진의 이전글 영어 연극 라푼젤, 드디어 ”엄마는 다 알아” 실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