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너의 모든 순간
모처럼 주말을 일이 아닌 일로 바쁘게 살았습니다.
정말 모처럼이었습니다.
토요일에는 잠깐 공원에 놀러 갔다 왔고, 일요일에는 저 멀리 대구까지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일이 아닌 일이라도 그 일을 하고 나면 훌쩍 월요일이 됩니다. 일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쫓기기 글을 쓸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일단 올려둡니다.
이 노래는 중국에서 김수현과 전지현을 최고의 한류스타로 만들어준 <별에서 온 그대> 삽입곡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노래가 별그대의 삽입곡이라는 것을 알기도 전에 가장 먼저 강풀의 <당신의 모든 순간>이라는 만화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노래를 몇 차례 생각 없이 들었습니다.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1절만 적어보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k5eW8oJZxU
이윽고 내가 한눈에 너를 알아봤을 때
모든 건 분명 달라지고 있었어
내 세상은 널 알기 전과 후로 나뉘어
네가 숨 쉬면 따스한 바람이 불어와
네가 웃으면 눈부신 햇살이 비춰
거기 있어줘서 그게 너라서
가끔 내 어깨에 가만히 기대주어서
나는 있잖아 정말 빈틈없이 행복해
너를 따라서 시간은 흐르고 멈춰
물끄러미 너를 들여다 보곤 해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너의 모든 순간 그게 나였으면 좋겠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차올라 나는 온통 너로
어쩌면 노래에 대한 수다를 시작하게 된 것도 이 노래 때문입니다.
이 노래에 대단한 의미가 숨어있어서가 아니라
왠지 노래에 대한 수다를 떨고 싶게 만들었거든요.
이 노래를 무심코 듣다가 언젠가부터 제 입술이
"물끄러미 너를"을 기억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모든 구절이 생각나지 않아도 "물끄러미"라는 부사가 워낙 매력적이었던 것이죠. 물끄러미 누구를 본다는 말은 다른 아무런 잡 일을 하지 않고 그 사람을 바라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장면이 생각나서가 아니라 '물끄러미'라는 말 자체가 예뻐서 노랫말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마디 한마디가 예쁘더군요.
예쁜 가삿말이죠. 성시경과 이적의 가삿말을 통해서 저는 착한 남자가 대세임을 다시 확인합니다. 아니, 대세라고 말씀드리기보다는 착한 남자 콘셉트로 어떤 남자 뮤지션들은 대중을 설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을 수도 있을 것 같군요. 이 착한 남자의 콘셉트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설명드리겠습니다.
가사에는 착한 남자가 나옵니다. 강풀의 만화에서 제목만 패러디한 것이 아니라 이런 극도로 착한 남자라는 콘셉트도 가져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작사가를 보니 고호경의 "처음이었어요",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 박혜경의 "하루" 등을 작사한 유명한 작사가이자 뮤지션이더군요. 신기한 점은, 아니 오히려 당연한 점은 제가 이 모든 가사들을 꽤 공감하고 좋아하는 가사였다는 점입니다.
어떤 남자들에게는 '착한 남자'를 흉내내고 싶어 하는,
혹은 되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는 게지요.
나쁜 남자로 콘셉트를 얻는 것이 레드오션이 된 요즘, 춤으로 무장하지 못한 뮤지션들은 착한 남자로 자신의 작품을 포장합니다. 남자에게는 착한 남자가 된 듯한 착각을 줍니다. 여성에게는 그런 착한 남성에게 대우받고 싶다는 심리를 충족시키죠. 착한 남자 코드는 결국 꽤 괜찮은 공감대 전략입니다.
그렇다면 착한 남자 코드는 이전부터 있어왔던 것일까요? 최근 어떤 주목할만한 변화가 있는 것일까요? 저는 성시경의 이 노래가 착한 남자 코드의 변화를 가져온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일까요?
오전 업무시간이 다 된 관계로 좀 더 자세한 설명은 조금 뒤로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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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