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취업, 레주메 전략
오랜만에 다시 쓰는 글.
캐나다로 넘어온 지 어느덧 3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다.
캐네디언 회사에서 근무해보고 싶어 이직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나는 약 1년 가까이 되는 기간 동안 레주메를 정비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듬으면서 정말 뻥 안치고 약 100여 곳 이상에 지원했다. 초반에는 지원해도 서류통과 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실패를 거듭하며 내 자소서와 포폴 그리고 면접 응답 내용들을 끊임없이 수정하면서 다행히 내가 원하는 로컬 대기업에 경력직으로 원하는 포지션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면서 얻었던 지식들을 구독자 여러분들도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이렇게 글을 남겨 본다.
보통 한국은 경력이나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을 기술할 때 짧게 기술하기보단 내가 어떤 프로젝트를 했고 거기서 무슨 결과물을 도출했고 과정은 어떠했는지 대략 300자에서 많게는 1000자 정도로 기술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나는 레주메를 한국의 입사지원서처럼 생각해서 각 경력들을 긴 문단으로 넣어서 레주메를 작성했다. 그랬더니 레주메 내용이 거의 2장에서 많게는 3장까지 가곤 했다.
I played the role of managing international marketing competition. At that time, the theme of the competition was the marketing strategy of luxury brand tax-free shops. It is important for Travel Retail markets to have a marketing strategy that can attract and fascinate customers beyond regions and races. trough the communications with the team dispatched from the headquarter, I was able to learn the peculiarities of the Travel Retail markets and the methods that can harmonize the Brand identity and local situation.
-Participated in making Group PR Video
-Directed an offline promotion for the social network.
-Directed a documentary Video for Brandstorm competition 2015
하지만 서양사람들은 이런 레주메를 보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추릴 줄도 모르는 놈이라고 생각한다는 걸 미리 알았다면 나는 그 방대한 양의 문장들을 영어로 번역하느라 골머리를 썩히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말이다. 무튼 서양인들에게 레주메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심플하게 내용을 기술하여 종이 한 장 이내에 자신의 경험들을 모두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 Participated in making Group PR Video.
· Directed and designed an off-line promotion for the SNS contents.
· Directed, including editing and shooting a Video for Brandstorm competition 2015
또한 회사별로 JOB Description을 보면 각각 회사별로 약간씩 원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각 회사가 원하는 능력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테면 웹디자인을 중심으로 본다면 경력사항을 대부분 웹디자인 위주로 기술하고 아트워크를 중심으로 본다면 아트워크의 비중을 더 늘린다던지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때그때 하기 귀찮으니까 모든 내용을 다 담은 레주메를 만들어 놓고 회사별로 필요한 것만 두고 필요 없는 내용은 지우는 방식으로 레주메를 작성하면 편하다.
Responsibilities:
Delivers a range of marketing materials on time following brand standards
Works on production and layout of a high volume of Print and Digital advertising materials
Uses Powerpoint to design and format presentation decks and other marketing pieces as needed
Works collaboratively with internal partners at all stages of the production process
Follows established studio processes, including documenting and ensures all files are properly stored on designated design server
Requirements:
Graphic Design University Undergraduate Degree or College Diploma
2+ years of design experience, working in an in-house studio role
Exceptional production skills with a solid understanding of design principles
Advanced understanding of the Adobe Creative Suite; InDesign, Illustrator and Photoshop), PowerPoint (must have) and HTML5 (nice to have)
Ability to work effectively in a fast-paced team environment; ability to maintain quality and accuracy while prioritizing multiple tasks
상단에 보이는 바와 같이 잡 디스크립션에 원하는 인재상이 필요한 능력을 정확히 기술해 놓았기 때문에 인사팀은 이 내용을 토대로 레주메를 검토한다. 따라서 잡 디스크립션에 들어가 있는 키워드들이 레주메에 많이 들어가 있으면 들어가 있을수록, 해당 능력에 대한 나의 능력이 어떠한지 잘 표현할수록 서류 통과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 키워드들을 레주메에 노출하는 것은 내가 해당 능력을 어느 프로젝트에서 사용해서 어떤 결과물을 냈는지를 기술하면 되니까 문제가 없지만 내가 다른 지원자들보다 특출 나고 더 뽑아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통계학적인 내용을 불러오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인사팀들은 포폴의 퀄리티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문자와 데이터만 보기 때문에 이러한 신뢰감 있는 통계자료들을 미리미리 알아 놓는 것이 중요하다.
밋밋한 레주메 문장
- Design Monthly E- DM and Package design
변경된 레주메 문장
· Maintain Monthly E- DM customer view of average 30%(Market average is 18%).
· Reduce cost up to 60% by implementing a new package design for sample giveaway kit.
이제 어느 정도 레주메를 기술하는 방법을 알았으니 탬플릿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사실 처음에는 나는 디자이너기 때문에 워드 프로그램 따위는 필요 없고 멋들어지게 일러나 포토샵 등으로 만들어서 PDF 파일로 넘겨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은 디자이너만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자소서를 업로드할 때 파일 형식을 DOC로 정해놓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인사팀에서 레주메를 컴퓨터로 자동으로 글자만 추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DOC로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DOC로 만들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기보단 레주메 빌더 웹사이트들을 활용해서 간단하고 쉽고 빠르게 만드는 것도 좋다.
한국에서도 이력서를 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영어로 이력서를 쓰자니 감도 안 오고 답답해 알음알음 정보를 모으다 보니 어느 순간 서류 합격률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초기 이민자들이 그렇듯 궁금한 게 있어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기가 힘들다 보니 모든 것을 스스로 알아서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레주메 쓰는 일도 그중 한 가지였는데, 내가 여러 번 서류전형에서 떨어지면서, 그리고 여러 사람 붙잡고 물어보면서 알게 된 내용들을 발판 삼아 이 글을 적어 보게 되었다. 항상 하는 글을 맺을 때 자주 쓰는 문장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쓰는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