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경력 2년 채우기의 중요성
캐나다에 첫발을 들인 지 약 1년이 지났을 무렵부터 나는 한인 회사에서 벗어나 캐네디언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한인 회사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캐네디언 회사만의 사내 문화를 느껴보고 싶기도 했고, 모처럼 비행기 타고 13시간이나 걸려서 캐나다라는 나라에 왔는데 한국사람들하고 일하고 있다 보니 내가 한국에 있는지 캐나다에 있는지 잘 분간이 가지 않는 점도 한몫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서류전형조차 통과를 못하고 족족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나의 이력서를 보면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나름 한국에서는 학교 후배들에게 취업 멘토링까지 해줄 정도로 이름 있는 괜찮은 회사에 다녔지만 캐나다에서 나의 이력은 무용지물이었다. 소규모 회사, 인턴, 계약직 등 가리지 않고 지원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나는 한때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캐나다에서 일한 경력이 2년 차가 되자 여러 캐네디언 회사들에게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작은 회사들 뿐만 아니라 유명한 대기업들에게서 여러 차례 인터뷰 제의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나는 희망을 다시 되찾기 시작했다.
신입 때와는 달랐던 경력직 면접
내 첫 전화면접은 VVIP를 위한 여행 패키지를 판매하는 회사였는데 당시 내가 지원한 업무는 마케팅 디자이너였다. 소셜미디어와, 웹사이트, E-DM(이메일), 각종 문서 디자인을 담당하는 업무였는데 여행 패키지 시작 단가가 천만 원을 가뿐히 넘다 보니 연봉도 후했다. 나는 전화 인터뷰 전에 미리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다 뒤져보면서 면접 대비를 했다.
전화면접 전에 분명 예상 면접 기출 질문들에 대한 답변지를 만들고 내가 만든 답변들을 달달 외워 놓았지만, 막상 날카로운 질문으로 이루어진 인사담당자의 질문의 홍수에 대응하려니 긴장된 내 머릿속에서는 달달 외운 답변들이 뒤섞이기 시작했고, 한국어로도 바로 답하기 힘든 질문들이다 보니 답변에 앞서 서두에 계속 "내가 영어가 서툴러서 미안해"라는 말만 되내었다. 반복되는 똑같은 말에 나도 답답하고 전화받는 상대방도 답답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당연하게도 나는 그 면접에서 떨어졌고 그 뒤로도 여러 번의 전화면접에서 떨어지면서 다시 자신감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나름 한국에서는 회사에서 영어 통역을 담당하기도 했었고 외국계 회사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실전으로 부딭혀보니 어렵게 다가왔다. 영어가 모국어인 환경에서 그럭저럭 영어를 할 줄 아는 것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환경에서 영어를 그럭저럭 한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여태껏 내가 해본 면접이라곤 신입/인턴 면접밖에 없다 보니 신입사원을 뽑는 면접과 경력직 사원을 뽑는 면접에는 질문에 꽤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실전으로 부딪혀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신입 면접과 경력직 면접의 가장 큰 차이는 실무 경력이 있냐 없냐인데, 경력자는 실무경험을 토대로 대부분의 질문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실무경력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실무 관련 질문이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날카로워서 여러 번의 전화/ 대면 면접을 통해 예상 질문 리스트를 겨우 만들 수 있었다.
경력직 면접 질문 예상 리스트
개인에 대한 질문
Tell me about your self, your background.
What is your weakness and strangth?
What is your career goal?
Where do you see yourself in 5 years?
Tell me about how a professional qualification you have obtained has helped you personally?
Why you want to leave your current job?
실무에 대한 질문
What are some of your greatest accomplishments?
Tell me about a time when you acted over and above the expectations of your role?
Tell me about a time when you changed your priorities to meet others’ expectations?
Tell me a time where you had to break the rules. Tell me about a time you had a tight deadline?
Tell me about challenging incident you faced.
회사에 대한 질문
Why do you want to work here?
Tell us about an area of improvement.
Tell me how you see your manager should be.
위의 질문들은 기본적으로 물어볼 수 있는 예상 질문들이고 내가 말한 답변에 따라 면접관들은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에 대한 사고 과정을 말하라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는데 캐네디언 사람들은 문제 상황을 어떻게 해결했고 결과가 어떻게 도출되었는지보다는 도출해 나가는 과정에서 어떠한 생각 변화를 가졌고 왜 그러한 생각 변화를 가졌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들 물어봤었다. 그래서 내가 처음에 만들어 두었던 답변지에서 내가 받은 후속 질문들을 토대로 답변지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지금의 회사인 캐나다 유명 금융권 회사에 경력직 디자이너로 입사할 수 있었다.
이직을 결심한 후 실제로 이직하기까지 약 18개월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걸렸지만, 이러한 경험들 덕분에 다음에 이직을 결심하게 되더라도 조금 더 수월하게 경력직 면접에 임할 수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