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흔들리는 모습마저 아름다운 그대를 위한 글

by 하늘자까

요즘 삶에 고민이 가득한 친구들을 만난다. 다 동년배(?)들이기 때문에, 친구로 지칭하자면 그렇게 불릴 수도 있을 것이다. 동년배들의 고민의 팔 할은 보통 취업에 관련한 걱정이다. 사실상 취업은 준비 기간에도 걱정스럽고, 취업에 성공하고 나서도 걱정스럽다. 태생, 혹은 환경적 영향으로 예민함을 갖고 살아온 나로서 그들의 불안을 눈으로 목도할 때면 그 불안, 걱정, 고민들이 그대로 전이되어 온다. 이해를 못할 것도 아닌 것이, 아니, 그들의 심정을 마음 깊이 느낄 수 있는 것은 나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회사에 인생 전부를 믿고 맡겨볼 만한 시대는 이미 지났기에 나는 그들의 불안한 마음을 다독이며, (나 자신에게도) 너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길 바라며, 인생의 주체가 되어 결정하길 바란다고 전할 뿐이다.


이러한 말을 하는 나도 사회적인 기준으로 훑어보면 황량하기 그지없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고민한 시간만큼 하루하루를 ‘잘 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내가 처한 현실, 내가 가진 것, 내가 바라는 것, 나의 수준에서 누려도 될 만한 사치. 이는 지극히 주관적인 시선이 섞일 수 있지만, 내가 한쪽으로 치우치려고 할 때 잡아주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지금은 현실과, 이 사회와, 그리고 내게 기대하는 바를 요구하는 사람들과 타협하면서 ‘더 잘 사는’ 삶을 위해 나아가는 중이다.


동년배들의 취업 전, 그리고 후 걱정을 들어보고 있으면 그들의 마음속에 이미 정답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회사를 다녀도, 때려치워도, 다른 길을 선택해도, 더 준비를 해도 어떤 보기를 선택해도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를 그을만한 답과 사정없이 빗금을 칠만한 오답은 없다. 너와 내가 살아온 인생이 달라 나의 삶을 그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지만 감히 건네고 싶은 말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길은 사회적으로 완벽한데, 그중에 너는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살 순 없다고. 우리 부모님을 비롯해 정말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일보다 그렇지 못한 일로 하루를 거의 채워가고 있는데 이러한 삶을 살면서 기쁨을 느끼는 것이 있다면 일상 속 내가 선택한 일로 소소한 즐거움을 꾸려가는 일이다. 그 일을 할 때 기쁨이 보다 크게 느껴지고 더욱 절실히 느껴지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걱정하지 않고 커와서 배부른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를 차지하고 있는 에세이의 제목을 보면 동년배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의식주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고 갈망하는 일. 그것은 내가 태어난 김에 사는 인간이 아니라는 발버둥일지도.

모두가 꿈을 꾸는데 어려움이 없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면 너무나 큰 이상인가. 그래도 이런 사람 하나쯤은 있어야 더 말랑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이미 정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걱정과 고민으로 가리어진 그 마음들에겐 무엇이 들어가야 말랑해질 수 있을까. 그 답을 찾고 재밌게 사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자체가 나에겐 평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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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낸 모든 이들에게 이 고요한 새벽을 드린다


누구와 비교하지도 말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에 걱정하지도 말고

여름밤, 나뭇잎 스치며 나에게 오는 바람에

가만히 머리칼을 내어주길

어느새 내 머리맡으로 와 조용히 위로하고 가라고


누군가의 밤은 여전히 꺼지지 않은 불빛 속에 숨 쉬고 있겠지

그들도 이 고요한 새벽을 스치는 바람에 조용히 손 내밀어 보기를

타오르는 청춘의 손이나 한 번 잡고 가라고


모든 이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는 이 새벽이 되기를


하나의 별이 되어 빛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새벽의 바람이 닿기를


* 뒤척이던 밤, 문득 이불속의 따뜻함이 위로가 되어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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