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해서 오늘도 듀얼 모니터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글자를 빼곡히 적어가던 나였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건지, 이 회사를 왜 다니지, 이 회사 안 다니면 월세 누가 내지, 과정 또한 즐거운 일을 하고 싶다 등등... 여러 현타와 장렬히 싸우는 시간을 가졌다.
하루의 마무리를 할 때가 되고, 내가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있을 때. 오늘의 따뜻함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며 노트북을 켰다.
어제 그렇게 따뜻함에 대해서 에세이를 쓰겠다고 결심하고, 혼자만 알고 있으면 분명히 게으름 가동할 것이기 때문에 글 쓰는 지인 2명에게 알렸다. 그중 1명이 ‘앞으로 계속 글 써달라’고 했는데, 그 말이 은근한 기폭제가 되었다.
그래서 오늘도 그저 누워 유튜브를 보려다가 아이콘으로 향하던 손을 거두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함께 사는 고양이
아님 월요일의 곤비함을 잊게 해 줄 치즈 숯불 닭과 0.0 알코올 맥주
뿌듯한 목소리로 “이거 수선 까다로운 거였어.(하지만 내가 해냈지)”하던 세탁소 아저씨
오늘 하루가 지난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보석을 찾아낸 하루이기도 했다.
원래는 하나의 단어를 설정하여 그것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구성을 그려볼 생각이었다. 근데 생각해보니 하루에 따뜻함을 주는 것들이 많았다. 글의 소재가 넘친다는 기쁨보다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발견하게 되는 행복이 있었다. 보통은 하루 중 탐탁지 않았던 일, 고민들, 신경 쓰이는 일들이 생각나면 그것에 잡히기 마련이었는데. 그렇게 나 자신을 애써 다독이며 잠들었던 지난밤들에게 미안해졌다.
어디선가 듣기를 고민의 80%는 쓸데없는 거라고 하던데. 생각의 유형도 습관 만들기 나름이려나. ‘나는 왜 이렇게 고민이 많고, 즐겁지 못하지?’란 생각을 하곤 했는데 긍정적인 회로를 개통해줘야 이 미안함이 조금이라도 상쇄될 것 같다.
감사하게도 하루 중 많은 온기들이 드러나서 무엇을 중심으로 적어야 하나 싶었는데 그날그날 있었던 따뜻함을 기록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