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지 않은 손님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던 손님

by 길잃은 바다거북

한 달 근로시간 348시간. 2주 2교대.

그것이 회사가 설명하는, 20대 후반 '나'의 모습이었다.

젊음을 믿고, '열심히 사는 거야'라는 말을 대뇌이며 버텼다.

잠잘 시간도 부족했다.

식사도 제때 하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10월, 긴 연휴.

몸살인 줄 알고 찾은 응급실에서, 나는 예상치 못한 진단을 받았다.

감기쯤으로 여겼던 증상은 뇌졸중이었다.

낯선 응급실의 풍경. 분주하게 움직이는 의료진.

'잠이나 자면 낫겠지' 생각했던 나는, 낯선 풍경이 넘쳐나는 중환자실로 입성했다.

금방 집으로 돌아갈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매일 의료진은 묻곤 했다.

'왼팔 들어보세요.'

'왼다리 들어보세요.'

하지만 그때마다 내 몸은 고집스럽게 반응하지 않았다.

묵묵히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듯, 팔과 다리는 굳건하게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사실, 그건 내 의사가 닿지 않는 곳에서, 머릿속 신경들이 죽어버린 결과였다.

내가 움직이길 원해도, 내 몸은 더 이상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1년 동안 병원에 머물게 됐다.

공부에 몰두하던 인턴 선생님들에게도, 나는 이질적인 존재였다.

그래서였을까.

그들은 나에게 먼저 다가왔다.

말 한마디, 농담 한마디.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될 즈음, 나는 일반 병실로 내려갔다.

일반 병실로 내려가기 직전,

"6인실이냐, 3인실이냐"

현실적인 질문이 나에게 던져졌다.

나중에라도 바꿀 수 있다기에,

나는 가볍게 6인실을 선택했다.

그렇게 나는,

624호 막내가 되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질문을 던진 부모님에겐,

참 가슴 아린 순간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정말 괜찮았는데.

그렇게,

6명의 환자와 6명의 간병인, 보호자가 함께하는

동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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