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청 큰 경상도 엄마와 울보 딸

울보딸은 이제 이해할 정도로 자라긴 했어요

by 길잃은 바다거북



우리 엄마는 목청도 크고 성격도 대장부 같고, 참 좋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런 엄마에게 울보 딸은 처음이었죠. 울보 딸 위로는 무던한 아들이 있었고, 그래서 엄마는 호통치며 딸을 가르쳤어요. 그러다 보니 마음과는 다른 말이 툭 튀어나오기도 했고, 울보 딸은 그 말에 속이 상해 입을 삐죽 내밀고 또록또록 눈물만 흘렸죠.

어릴 적 울보 딸은 큰소리로 서럽게 울어대서 엄마 걱정을 많이 끼쳤어요. “초상났냐?”, “네 부모 죽어서 그러냐?” 하는 말들을 몇 번 했더니, 그 이후로 딸은 소리는 내지 못하고 눈에 눈물만 그렁그렁 매단 채 더 아프게 울게 되었어요. 그땐 그게 맞는 줄 알고, 그렇게 가르쳤더니 결국엔 아픈 걸 참는 법만 가르친 게 아닌가 싶어요.

이제는 다 커버린 울보 딸은 오늘 본 TV 이야기도 재잘재잘 잘 떠들면서도, 정작 저가 힘들 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이가 되어버렸어요. 그러지 말 걸, 하고 후회하지만 너무 늦어버렸고, 그저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네요.

울보 딸의 이야기

사실, 나쁘게 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는 건 알아요. 그냥 저도 모르게 터지는 눈물을 어쩌지 못해서… 침을 꿀꺽 삼키면 소리는 참아진다고 학습했던 것뿐이에요. 던졌던 말 하나하나가 상처가 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결국 그 말과 그 말을 쓴 사람의 뜻이 다르다는 걸 커서 알았어요. 어릴 땐 많이 아팠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일도 있었지, 그랬었나?” 싶은 느낌이에요.

이렇게 글을 쓰면서, 이제는 이해하고… 이제는 괜찮아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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